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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베이더가 전하는 자비의 철학

  • 불서
  • 입력 2017.01.16 16:38
  • 수정 2017.01.16 16:39
  • 댓글 1

‘나는 스타워즈에서 인생을 배웠다’ / 매튜 보톨린 지음 / 추미란 옮김 / 불광출판사

▲ ‘나는 스타워즈에서 인생을 배웠다’
“불안에 빠져서는 안 돼. 지금 여기에 집중해. 네가 집중할 곳은 지금 여기뿐이야.”
“하지만 마스터 요다는 미래도 알아차려야 한다고 했어요.”
“현재를 희생하면서까지는 아니야. 살아 있는 포스를 알아차려야 한다. 알겠느냐? 젊은 제다이 후보생!”

스타워즈서 읽는 불교적 사유
영화 속 악의 축 다스베이더
아들덕에 내재된 선함 깨달아
두려움에 도망치지 말라 당부

제다이 마스터인 콰이곤 진이 후보생(아나킨)에게 현재를 살라고 충고한다. 전 세계에 수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워즈 시리즈에 나온 한 장면이다.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는 부처님 가르침과 닮았다. 스타워즈에는 이 대목뿐 아니라 곳곳에서 불교적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스타워즈는 은하계 전쟁을 소재로 한 조지 루카스의 6부작 영화 시리즈다. 제다이 수련을 받던 아나킨은 전도유망했지만 위태로운 사랑,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 등을 경험하며 내면의 두려움에 굴복하고 만다. 결국 그는 악의 축 다스베이더로 다시 태어나 은하계를 공포로 물들인다. 십수년 뒤, 다스베이더는 제다이로 성장한 아들 루크를 만난다. 그는 아들도 어둠으로 이끌고자 했으나 오히려 아들로 인해 자신에게 남았던 선함을 깨닫는다. 죽음을 목전에 둔 아들을 향해 연민이 되살아난 다스베이더는 아들을 구하고 자신은 숨을 거둔다.

극강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다스베이더는 선사를 떠올리게 하는 마스터 요다 같은 인기 캐릭터이지만 그의 인생은 우리네 삶을 깊게 사유하도록 돕는다. 스타워즈 덕후이자 명상지도자인 매튜 보톨린은 ‘나는 스타워즈에서 인생을 배웠다’에서 꺼낸 불교가 그렇다.

아나킨은 사랑에 집착했다. 어머니의 죽음을 접하고 연인까지 잃을까 두려워 더 빨리 더 큰힘을 얻어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했다. 현실을 거부하고 실현 불가능한 꿈에 사로잡혀 동료들을 배신하고 어둠의 군주, 즉 다스베이더가 된다. 그의 아들 루크 역시 비슷한 길을 걷는다. 하지만 다스베이더의 생명을 빼앗는 순간, 광선 검 라이트세이버를 버린다. 그렇게 자기 목숨을 내놓음으로써 루크는 아버지의 연민과 선함을 일깨웠다.

▲ 책은 스타워즈가 품은 불교적 사유를 통해 인생의 가치를 높이도록 돕는다.

둘의 결정적 차이는 여기서 드러난다. 욕망 속에 사느냐, 현실을 직시하느냐. 욕망으로 타오르던 아나킨은 자기 생각으로만 세상을 봤다. 그러나 고요하게 현실을 본 루크는 눈앞의 일들을 그대로 파악했다.

저자는 이런 서사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 역시 아나킨처럼 수시로 생각의 감옥에서 헛된 욕심 부리며 옳지 않은 일을 하다가도, 어느 때는 루크처럼 고요하게 현실을 보기도 한다. 저자는 묻는다. 아나킨과 루크 입장 어느 쪽의 삶이 더 평화로울까. “생각을 내려놓고 고요하게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는 제다이 수련은 제다이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도 절실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책 ‘나는 스타워즈에서 인생을 배웠다’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저자의 당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두려움에게서 도망치지 말고 자비로 포용하라.

“괴로움을 모르고서 자비를 알 수 없으며, 증오를 모르고서 사랑을 알 수 없다. 당신은 다스베이더를 무너뜨리고 싶겠지만 다스베이더 없이는 결코 진정한 제다이가 될 수 없다.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기 바란다. 두려움을 허락하고 자비로 포용하되 그것이 당신을 좀먹게 두지 않으면 당신도 루크처럼 그것을 넘어설 수 있다.”(본문 175p). 1만4000원.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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