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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수행 임호진씨-상

기자명 법보신문

자신감 잃고 일상 무기력
이모 덕에 대비주와 인연
10만독 정진 새롭게 발심

▲ 32·법공
2012년 1월 즈음이다.

믿기지 않았고 믿을 수 없는 그리고 믿기도 싫었다. 몸과 마음이 한창 혈기왕성할 20대 중반이었다. 그런데 스스로 곱씹어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몸은 쇠약했고 마음은 불안했다. 집안에 우환이 있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몸의 어떤 부위가 특별히 아프지도 않았다. 까닭도 없이 무기력하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었다.

주위에선 그런 내 모습이 염려됐던 것 같다. 조카를 걱정하시던 이모가 내 손을 잡고 사천 평안사로 데리고 가셨다. 자초지종을 들은 주지스님께서는 한 마디를 꺼내셨다. “그렇게 마음이 불안하고 그러면 이거 한 번 해봐라.” 그때 ‘이거’라며 내미신 것이 바로 대비주, 즉 신묘장구대다라니였다.

스님이 권유하신 대비주를 접하며 들었던 첫 생각은 이랬다. ‘이게 뭐지? 뭐 이런 게 다 있을까?’ 스님께서는 발음도 잘 안 되는 이상한 글자를 하루에 21독씩 독송하라고 하셨다. ‘이런 것은 나이 드신 어르신 불자들만 하시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난 이것저것 따질 형편이 아니었다.

사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일종의 강박증이 있었다. 평소에도 걱정을 달고 살았으며 성격은 예민했다. 무엇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생각과 달리 주력수행이 오히려 방편이 된 것 같다. 하루 이틀 대비주 독송을 하고 나니 왠지 ‘이 신성한 것을 하다가 중간에 끝내면 큰일 날 것 같다’는 강박이 느껴졌다. 점차 강박을 넘어 하루일과로 대비주 독송 21독씩 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가끔 평안사에 가서 부처님 앞에 기도하고 주지스님도 뵈었다. 어느 날 주지스님께서 “대비주 잘 하고 있으니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다” 하시며 책을 한 권 주셨다. ‘다라니 수행’이라는 책이었다. 대비주 수행도량으로 명성이 높은 덕양선원 법상 스님의 대비주 수행에 관한 법문을 엮은 책인데 당시에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책만 아주 흥미롭게 읽고 한동안 재워 두었다.

그러나 이미 마음에 뿌려진 대비주 수행의 씨앗은 싹트기 시작했다. 그 뒤로부터 조금 더 시간이 흘렀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들여다보는 대비주를 좀 더 제대로 알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라니 수행’을 다시 정독했다. 처음 읽을 때와 다르게 이해가 되고 깊은 감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혼자 수행하면서 들었던 몇몇 의문점들이 해소되기도 했다. 책을 쓰신 스님의 정보를 확인했다. 인터넷에 덕양선원 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입했다.

이것이 신의 한 수를 놓은 셈이 되었다. 법상 스님께서는 ‘더불어 수행’과 ‘홀로 수행’이 조화로울 때 수행의 성취가 정확하고 빠르다고 하셨다. 혼자 앉아서 수행하는 것도 중요했고, 도반들과 함께 수행하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나 역시 카페에서 더불어 수행하면서 수행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 할 수 있었다. 스님의 법문을 공부하고 도반들과 함께 매일 수행기록을 올리며 수행체험을 나누었다. 혼자 수행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나 체험에 대해 선배 도반들이 경험과 스님의 가르침을 친절하게 전해 주었다. 뭔가 달라지는 나를 느껴서 일까. 진주에서 일산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법상 스님도 친견했다. 

모든 게 확실해졌다. 여기서 머물러 있을 순 없었다. 2014년 10월22일, 대비주 10만독 정진을 새롭게 발심했다.

수행정진은 49일 단위로 쉬지 않고 이어졌다. 빠짐없이 동참하며 열심히 수행을 이어 나갔다.  매일 매일 수행하고 일기를 올리고 스님의 점검을 받았다.

수행을 할수록 불자로서, 또 대비주 수행자로서 불법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다른 도반들은 불교대학에서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수행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난 달랐다. 수행부터 접하고 나니 더욱 부처님 가르침이 절실해졌다. 2015년 8월에 ‘진주가야불교대학’에 입학했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함께 등록해 불자 커플로 거듭났다. 1년 과정을 수료하고 여자친구는 ‘여선행’이라는 법명까지 받았다.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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