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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타카란④

부처님 되고자 한 삶의 이정표

▲ 32성인상을 갖춘 태국 수코타이 불상.

자타카(Jātaka)는 대승불교의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파탈리푸트라 논쟁 그 이후
부처되고자 하는 사람 늘어
대승불교 출발 중추적 역할

현생의 부처님이 과거 생에서 수없이 많은 정신적 도덕적 수행과 공덕을 쌓았다는 것은 완벽한 깨달음을 통해 부처가 된다는 것이 한번 태어나서 출가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기존의 주류 인도불교 전통에서 출가한 스님들은 아라한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팔리율장은 부처님을 포함한 모든 아라한들이 평등하다고 보고 있다. 율장대품은 녹야원에서 5비구가 깨달음을 얻고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아라한이 되자 이 세상에 6명의 아라한이 있다고 선언하고 있다.

아라한의 위상을 부처님과 거의 수평적으로 보는 것은 불교교단이 형성되던 초창기에 큰 물의가 없이 받아들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처님이 마지막 열반에 드시고 100년에서 140년이 지나게 되자 이러한 아라한의 위상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대천(Mahādeva)의 5사로 알려진 빠딸리뿌뜨라(Pāṭaliputra) 논쟁은 아라한의 지위 격하를 중심으로 하며 사실상 이 논쟁을 기점으로 근본분열이 일어나 상좌부(Sthaviravādins)와 대중부(Mahāsāṃghikas)가 갈라지게 된다. 대천은 당시 스스로를 아라한이라고 선언한 스님들이 여전히 유혹에 넘어가고 있고, 아직까지 무지가 남아 있으며, 여전히 의심이 남아있다고 하면서 이들을 비판했다. 이를 통해 아라한들의 위상이 격하되자 자연스럽게 가장 완벽하고 가장 뛰어난 아라한인 부처님이 이들과 차별화되었고 부처님의 위상이 격상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고 100년 정도가 지나자 부처님에 대한 직접적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부처님은 점차적으로 신격화 되고 초인화 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이 아라한의 지위격하와 맞물리면서 아라한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라한이 된다는 것이 현생에서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고 모든 번뇌와 계박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면, 부처가 된다는 것은 현생을 출발점으로 하여 앞으로 수없이 많은 생에서 정신적 도덕적 수행을 완성시키고 수없이 많은 공덕을 쌓아 나가는 먼 길을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처가 되는 것은 아라한이 되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 높고 완전하며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되게 되었다.

이때 부처가 되는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때로는 동물로서 때로는 재가자로서 때로는 신으로 태어나서 스스로를 완성해 나가면서 무수한 선행을 통해 공덕을 쌓아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완성과 공덕을 쌓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는 생에 태어날 때 32가지의 성인상을 갖추고 태어나게 되며, 이렇게 32가지 성인상을 갖추고 태어난 사람은 전륜성왕이 되거나 종교 지도자가 되는 운명을 타고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전생에 행한 수많은 덕행과 공덕을 찬탄한 자타카들은 부처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었고 바로 이들이 대승불교가 시작되는 것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77호 / 2017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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