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론 벗어나 실천측면서 대승 고찰

 
대승불교는 보살의 원과 실천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목표로 자신의 깨달음을 중생 구제라는 원의 실천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승을 표방하는 한국불교에서도 적지 않은 불자들이 그 의미와 구체적인 실천 모습을 그려내지 못한 채 인지적 수준에서만 받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을 중심에 두고 복을 기원하는 모습이 한국불교계에서 간과할 수 없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스에키 후미히코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 등이 저술한 ‘대승불교의 실천’〈사진〉은 교학 중심의 그간 연구 동향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실천적 측면에서 대승불교를 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공저 ‘대승불교의 실천’ 발간
일본 학자·이자랑 교수 참여
계율·신앙·선정·보살 등
다양한 분야서 실천문제 규명

‘대승불교의 실천’에는 스에키 후미히코 교수를 비롯해 이자랑 동국대 불교학술원 HK교수, 하카마야 노리아키 전 고마자와대학 불교학부 교수, 야마베 노부요시 동경 농업대학 농학부 교수, 시마다 아키라 뉴욕 주립대학 준교수, 카츠모토 카렌 동방학원 강사, 후나야마 도루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 교수, 츠치야 다이스케 니카타대학 준교수가 참여했다. 김재권 박사가 번역을 맡았으며 광범위한 의미의 대승불교 실천에서 출발해 계율과 교단, 신앙과 의식, 대승불교의 선정실천, 불탑에서 불상으로, 보살과 보살신앙, 대승계, 중국 선사상의 전개까지의 각 분야에서 실천 문제를 짚어내고 있다.

이 가운데 스에키 후미히코 교수는 제1장 ‘대승불교의 실천’에서 대승불교 개념이 어디까지 유효한지를 검토하고 실천 개념의 다양성을 논했다. 이 장에서 후미히코 교수는 베르나르 포르가 저서 ‘불교의 가면을 벗긴다’를 통해 불교를 혹독하게 비판한 것을 소개한 뒤 사회참여불교를 고찰했다. 포르는 ‘불교는 평화적인 종교’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스리랑카 다수파 불교도에 의한 소수파 타밀인 무력 억압과 일본 불교인들의 적극적인 전쟁 가담 등에서 나타나듯, 불교의 표면적 아름다움과 실상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후미히코 교수는 “포르의 연구는 비판 그 자체뿐 아니라 불교에 새로운 시점을 도입하여 종래 무시돼온 다양한 요소를 새롭게 조명하는 역할을 했다”며 “연구와 실천을 둘로 나누는 것이야말로 안이한 대립주의로 새로운 방향설정을 위해 불교를 재편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후미히코 교수는 ‘타자론’을 대승불교의 중심으로 설정했다. 가르침을 설하는 행위가 애초에는 깨달음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 무상의 행위였지만, 타자와의 관계를 중추로 두고 있는 보살 관념의 출현과 함께 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이타가 실천되기 위해서는 타자와의 관계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으로 후미히코 교수는 이를 두고 “대승불교에 할 수 없이 타자관계가 들어온다”고 표현했다.

타자론과 함께 ‘죽은 자의 이론’을 대승불교의 기둥으로 제시한 후미히코 교수는 “대승불교는 붓다 열반 후에 형성된 것이고, 죽은 자로서의 붓다와 어떻게 관계할 수 있는지를 큰 과제로 삼았기 때문에 죽은 자의 문제는 대승불교의 핵심을 이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화경’에서 부처님 열반 후 보탑여래를 부처님과 일체화하여 죽은 자의 힘을 얻는 것을 예로 들었다.

후미히코 교수는 “타자의 문제는 그대로 사회참여불교 문제로 연결되고, 죽은 자의 문제는 산 자를 초월한 타자와의 연대 가능성을 여는 것과 함께 전통적으로는 종래의 불교적 언설로부터 사라졌던 장례불교의 재검토를 이끌어내는 것이기도 하다”며 “불전 해석은 그대로 현대의 실천적 문제에 결부되어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승불교의 실천’에서 이자랑 교수는 부파분열과 대승의 성립과정에서 계율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하카마야 노리아키 전 교수는 대승흥기시대의 실천적 모습과 그 문제점을, 야마베 노부요시 교수는 관불 실천이 어떻게 형성돼 전개됐는지를, 가츠모토 가렌 강사는 대승 실천을 담당하는 보살의 기원을 각각 고찰했다. 특히 가츠모토 카렌 강사는 보살에 대해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자로서 인간을 두루 지칭하는 용어가 아닌 본래부터 지혜를 구비한 특별한 존재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77호 / 2017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