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 신화’ 속에 감춰진 ‘참행복’ 비밀 푸는 열쇠

  • 불서
  • 입력 2017.01.23 16:04
  • 수정 2017.02.07 10:24
  • 댓글 0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 에즈라 베이다 지음·이창엽 옮김 / 담앤북스

▲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 세 가지 질문이 있다.

조건·가정법에 갇힌 행복
집착할수록 불행만 커져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이
행복으로 가는 길 되기도

첫째, 바로 지금 나는 참으로 행복한가? 둘째, 지금 여기서 행복하지 않다면 무엇이 행복을 가로 막는가? 셋째, 지금 있는 그대로에 내맡길 수 있는가? 왜 행복이 자꾸 우리를 피해 가는지 그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핵심 질문이다.

덧붙인다면 “행복한 사람은 이럴 때 어떻게 할까?” 우리는 자주 불편한 관계와 상황, 기억에 사로잡힌다. 묻는다. 편안해지는 방법이나 연습은 없을까?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 산타로사의 산타로사 젠(zen) 그룹 창립자인 에즈라 베이다는 ‘가짜 행복론’을 선 명상으로 분해한다. 그는 저서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에서 무심결에 행복을 방해하는 조건들을 직시하고 해결하는 법을 조언한다.

저자는 돈이 많았다면, 좋은 짝을 만났다면, 더 나은 직장을 구했다면 등 ‘~이기만 하면’ ‘~해야만 해’라는 가정과 조건에 갇힌 ‘행복 신화’를 깨뜨린다. 그리고 ‘행복 신화’ 안에 감춰진 ‘참행복’의 비밀을 푸는 몇 가지 열쇠를 제안한다.

책에서 풀어놓은 저자의 몇 가지 해석은 신화적인 감성으로 행복을 바라보는 우리네 편견을 차근차근 내려놓게 만든다.

“교통정체로 고속도로 위에 갇히는 것 같은 작은 일만 생겨도 개인적 ‘행복’이 얼마나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지 알게 됩니다.”(66~67p)

“상대가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싶기 때문이라는 결정적 사실로 귀결됩니다.”(211p)

저자는 행복해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는 것이 바로 행복에 큰 ‘장애’라고 말한다. 조건에 따라 생멸하는 행복에 집착하고 있다는 가르침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도 ‘웃음’이라는 조건이 사라지면 과연 행복할 수 없을까? 저자 말대로 “행복한 듯이 행동한다 해도 행복해질 수 없고 그건 아주 피상적인 행복”일지 모른다.

해서 저자는 보다 면밀하게 솔직한 생각을 들여다본다. 행복을 방해하는 감정 중 하나인 두려움은 어떤 것일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아니다. 사실 두려움이 자신에게 가져올 어떤 변화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에서는 ‘그럼에도~’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참행복’은 결심, 노력, 용기도 요구하지 않으며 상처, 조바심, 두려움이라는 모든 감정이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책 곳곳에서 편견을 깨뜨리고 부록처럼 선 명상법을 채워 넣는다.

“우리는 기분 나쁘게 느껴지는 감정을 정말 나쁘다고 판단해서 근절해야 하는 적으로 여깁니다. 적어도 기분 나쁜 감정을 그리 불편하지 않게 느껴지도록 바꾸고 싶어 합니다. 사실 그런 태도는 거꾸로 된 것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행복의 장애물이 아니고 우리의 적도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다루면 부정적인 감정은 평정의 참행복에 이르는 바로 그 길입니다.”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는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감사와 용서의 본질이 담긴 가슴에서 우러나온 관대함을 개발해 행복의 근원을 비옥하게 하는 길에 대한 탐구다.

시인 고은이 ‘순간의 꽃’에서 노래한 그 행복한 장면에 그대로 몰입해보는 것은 어떨까. 빈 집에 앉아 복사꽃잎이 하루 내내 날아드는 황홀한 풍경에 행복도 불행도 끼어들 틈 없다. 이처럼 저자는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에서 시공간 초월한 선불교 전통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1만5000원.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77호 / 2017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