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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장자의 차이

부처님도 부자 될 것 독려
우리 모두 행복해지려면
부자 아닌 장자가 바람직

하나금융연구소가 2월2일 발표한 부자보고서가 화제에 올랐다. 현대인의 선망인 부자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수치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의 월평균 소득액은 2326만원이며 지출액은 970만원이다. 이 같은 지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일반가계(342만원)보다 약 3배 더 많은 수준이다. 또 부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6시간이며, 9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시간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지내는 시간도 부자들이 훨씬 많았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 평일에는 3.6배, 주말에는 2배 이상을 가정에 할애하고 있었다. 특히 자녀가 결혼할 때 아들인 경우 신혼집을 포함해 7억4000만원, 딸은 6억2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출했다. 또 일반인들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을 부자라고 여기는 것과는 달리 부자들의 절반 이상은 부자로 불리려면 적어도 100억 이상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학원비 마련조차 버거운 서민들로서는 입이 쩍 벌어질 일이다.

자본주의에서 부를 꿈꾸고 부를 이룬 것이 결코 허물일 수는 없다. ‘무소유의 종교’로 인식되던 불교도 부자들이 없었다면 부처님 당대에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부처님은 기독교나 이슬람교와 달리 이자를 허용했다. 그리고 금융업, 부동산임대업 등 다양한 사업을 장려했으며, 생산과 노동활동을 소중히 여길 것을 당부했다. 부처님 당시 상공업에 종사하며 큰 재산을 모았던 ‘장자(長者)’들이 불교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중국불교에서 ‘거사’로도 번역되는 장자는 돈만 많다고 되지 않는다. 명리를 탐하지 않고, 덕이 높으며, 부유하고, 수행하는 지극한 신심의 소유자를 일컫는다. 부처님이 19회나 안거했던 기원정사를 보시한 수닷타장자, 부처님의 제자들을 대상으로 법문을 펼쳤던 유마거사, 마조도일을 스승으로 큰 깨달음을 얻은 방거사를 비롯해 동국제강 설립자로 불교대중화 운동에 헌신했던 장경호 거사도 이러한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사람들이 부자를 꺼리는 것은 그들이 장자의 삶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피눈물을 자양분 삼아 재산을 모으고 온갖 편법을 동원해 그것을 다시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불공정함과 불평등함 때문이다. 편법증여, 정경유착비리 등 의혹 한 가운데 서 있는 우리나라 최대 기업의 젊은 부회장이 올해 468억원의 배당금을 받는 것을 보고 당연하다고 끄덕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씨 딸이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 했던 것처럼, 한국사회는 태어나면서부터 출발선이 현격이 다르다. 이러한 출발선의 차이는 엄청난 차별을 불러온다. 누군가 수십억원 대의 말을 탈 때, 누군가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한다. 2500년 전 부처님께서 부자들에게 했던 당부의 말씀은 그래서 지금도 유효하다.

▲ 이재형 국장
“노력해 부를 얻었다 해도 자신만이 그 재산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 재산을 축적하고자 하는 욕망의 망자(亡者)로만 남아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으리. 어리석은 사람은 막대한 부를 얻어도 스스로 즐길 줄도 모르고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지도 못하다 결국 도둑맞거나 빼앗기곤 한다. 올바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재산이란 결국 사라져 버리고 만다. 올바르게 진리를 꿰뚫어보는 자야말로 베풀 수 있는 법이니라.”

이재형 mitra@beopbo.com


 

[1378호 / 2017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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