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선’은 오랫동안 동아시아 정신문명의 한 축을 담당해왔고, 현대사회에 그 가치가 더욱 유효하다고 여겨짐에도 불구하고 여러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해있다. ‘선’ 자체가 명료하게 그 본체를 드러내주고 있지 못하는 것은 물론, 언어와 문자로 선을 그려내는 순간 본질과 천리만리 어긋난다고 말하는 이들이 도처에 있는 것 또한 현실적 한계다.
물론, 선이 종교적 수행체계이기 때문에 일반 철학 등과 같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이 꼭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특성상,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선을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도 없다.
저자가 말하는 선현(禪現)은 선의 요지만을 군더더기 없이 일관되게 드러내어 현재에 밝힌 것이고, 선밀(禪密)은 말 그대로 선을 척추로 삼아 육체를 입힌 것이다. ‘선현’은 본지풍광의 자리를 간결하게 설명한 반면, ‘선밀’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치·경제·역사·문화·과학 등의 지식을 동원해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선현과 선밀 두 책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읽다보면 쇠가 불과 물에서 연단되듯이 자신의 정신이 연단됨을 느낄 수 있고 마침내는 지혜의 명검을 얻을 수 있다”며 선 수행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선현’ 8000원. ‘선밀’ 2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78호 / 2017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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