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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스님들에게조차 문 걸어 잠근 선학원

  • 교계
  • 입력 2017.02.06 16:17
  • 수정 2017.02.07 13:22
  • 댓글 27

2월6일 제5차 월요법회…비구니회·수좌스님들 동참 '최대규모'
선학원 사무국, 방문 막고 서한 접수까지 거부 "비판 확산"

 선미모, 2월6일 제5차 월요법회
전국비구니회·수좌 스님들 동참
스님만 150여명…역대 최대규모
“선학원 정상화 촉구여론 본격화”
 
선학원 사무국, 서한 접수 거부
“112에 무단침입 신고” 반복해
“소통 거부한 재단” 비판 확산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법진 이사장 규탄 행보’에 전국비구니회와 전국 선방의 수좌스님들이 본격 가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학원 재단 사무국은 선학원 소속 분원장 및 수좌 스님들의 입장이 담긴 서한 접수조차 거부해 “재단이 구성원들과의 소통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스님들의 모임(이하 선미모)은 2월6일 선학원 재단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운현궁 SK허브 앞에서 제5차 월요법회를 개최했다. 이날 법회에 동참한 스님들은 150여명,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이날 법회에는 선미모 소속 스님들 외에도 전국 선방 수좌 스님들과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이 대거 동참함에 따라, 향후 선학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여론 확산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수좌 스님들은 이날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선원 수좌 일동’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법진 이사장은 더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일체의 공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좌 스님들은 “제2의 정화불사를 천명하고 청정계행 준수를 강력하게 주장해 온 당사자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선학원 역사는 물론 한국불교사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범계행위를 묵과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사회에 대해 ‘성추행 피소사건’의 진상조사 과정을 즉각 공개하고 법진 이사장의 모든 공직 박탈을 요구한 데 이어 장로원과 범행단에 “범계행위를 엄격하게 징계해 실추된 선학원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수좌 스님들은 “만약 법진 이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고, 이사회가 공직을 박탈하지 않으며 장로원과 범행단도 범계행위를 징계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사부대중이 호법신장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사건을 묵인·방관해 재단 구성원 전체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천명했다.

전국비구니회도 이날 월요법회를 기점으로 “선학원 문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법회에 동참한 전국비구니회 집행부 소속 스님은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의 상당수가 선학원 소속으로, 선학원이 현재 당면한 위기상황은 전국비구니회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며 “지금까지 적극적인 행보를 자제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 법진 스님이 본인의 행동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선학원이 정상화되는 날까지 비구니스님들의 권익과 선학원 정상화를 위해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법회에는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 문제로 사전 회의에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월요법회는 반야심경 봉독을 시작으로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의 개회 및 경과보고, 반(反)성폭력불교연대 추진위 김영란 소장(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의 경과보고, 전국비구니회 섭외부장 혜욱 스님의 성명서 낭독에 이어 ‘신묘장구대다라니’ ‘화엄경 약찬게’ 봉독과 화엄성중 정근 등으로 진행됐다.

법회가 진행되는 동안 선미모 상임대표 법상 스님과 전국비구니회 선학원대책위원장 효경 스님 등은 이사회 면담 요청 등이 담긴 문건 전달을 위해 선학원 재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선학원 사무국 측은 문을 걸어 잠근 채 문건 접수는커녕, “불법침입으로 112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만 되풀이해 빈축을 샀다. 이에 “재단이 소속 스님들의 목소리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법상 스님과 효경 스님 등 대표단은 10여분 간 닫힌 문을 두드리며 “문건만 전달하겠다”며 “안거 중에도 전국에서 올라온 재단 소속 스님들의 입장이 담겼으니 문건이라도 수령하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재단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결국 효경 스님은 입장문 전달을 포기한 채 “폭탄을 가지고 간 것도 아니고 단지 스님들의 입장을 전달하려는 것임에도 무엇이 떳떳하지 못해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아무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는지 개탄스럽다”며 “동안거 해제 후 다시 방문해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법상 스님도 재단측의 행위와 관련 “입장 전달을 위해 방문한 스님들에게 문을 닫아걸고 ‘무단침입으로 112에 신고하겠다’는 선학원 재단이 누구를 위한 재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매주 월요법회시 ‘맞불집회’ 형태의 피켓시위는 이날 진행되지 않았다. 종로경찰서 측은 “집회신고는 됐지만 현장에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78호 / 2017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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