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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멈추고 머물러 비추어보고 알아차리는 지혜

기자명 재마 스님

지혜는 자신과 세상 그대로 알아차리는 통찰

오늘은 존재여행을 하는 우리가 더 행복하고 자유롭기 위해 지혜를 발현시키는 방법을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지혜는 자신과 주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주고, 알아차리는 통찰입니다. 또한 우리가 이 지구별에서 존재여행을 하는 동안 고통스러운 경험의 원인이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세상에만 있다고 믿는 생각과 망상의 거품을 빼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리고 우리 존재에 대한 앎과 존재가 진정으로 바라고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바탕이기도 합니다.

고통 원인이 타인에게 있다는
망상의 거품 빼는 중요한 도구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 증장엔
멈춤과 머묾·관찰과 사유 필요

그러므로 이번 주는 지혜가 자라기 위한 여러 조건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존재여행이 더 행복해지도록 필요한 것들을 갖추어보면 어떨까요?

지혜는 마치 나무와도 같아서 ‘멈춤’이라는 대지에 ‘머묾’이라는 물과 ‘관찰’이라는 태양과 ‘사유’라는 바람을 통해 자라나 ‘통찰’이라는 꽃을 피우고 ‘자유’와 ‘자비’라는 열매를 맺습니다.   

지혜가 자라나기 위한 조건중의 하나인 ‘사유’는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눈과 시각, 안식(眼識)을 통해 개념과 상(像)을 만들어 저장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능력은 우리존재의 현존과 행복을 방해하는 장애가 될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저장되고 기억되어 있는 것들이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끼어들어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가 자라기 위해서는 ‘멈춤과 머묾, 관찰과 사유’가 필요합니다. 이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멈춤’에는 자신의 선험적 견해의 작동을 멈추고, 밀당을 내려놓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나의 것’이라는 내 생각, 내 가치, 나의 개념들을 대상에 덧입히지 않는 것입니다. 오쇼 라즈니쉬는 ‘장미꽃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보고 있는 사람의 ‘생각과 기억, 경험, 듣고, 보고, 알고 있는 것들을 텅 비워야’ 대상의 현재 실제 모습을 느끼고 알게 된다고 했습니다. 대상을 알기 위해선 자신의 선험적인 경험과 생각에 대한 멈춤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후 오랫동안 바라보는 ‘머묾과 관찰’을 통해 장미와 바라보는 사람 사이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을 때 ‘미지의 장미’라는 대상이 바라보는 존재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때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의 가치판단과 선호도로 인한 밀고 당기는 것을 버릴 때 관찰이 순수하게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장미 향기는 좋아서 가까이 두고 싶고, 가시는 찔릴까봐 두려워서 싫다는 등의 선험적인 관념을 바탕으로 한 평가와 느낌을 갖고 대상을 ‘비추어보면’ 실제 그 순간의 장미를 만나지 못합니다.

멈춤과 머묾은 우리가 경험하는 고통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고통을 경험하고 계시다면 실제로 한 번 실험해보시길 권합니다.

나의 선험적인 경험과 생각, 가치판단과 선호도로 인해서 고통이 더 배가되지는 않았는지요? 혹시 주변의 환경과 상황이 가져다 준 실제 고통보다 자신의 개념과 관념, 생각으로 인해 더 크게 고통을 느끼지는 않는지요? 고통 속에 머물면서 고통을 깊이 관찰할 때 자신과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기고, 배움과 통찰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대상에 머물면서 관찰하여 알게 될수록 깊은 이해와 지혜가 생겨 더 많은 것들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수용이 깊어지면 편안하고 평온함, 평화 등의 열매를 맺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로 관찰에 의해 생기는 지혜가 가져다주는 긍정을 노래합니다. 이처럼 내가 비추는 것들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되면 자신도 행복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 멈추고 깊이 비추어보는 시간을 통해 더 행복한 존재여행을 하시길 기원합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78호 / 2017년 2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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