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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품고 나서는 길, 해제가 따로 있으리

  • 교계
  • 입력 2017.02.13 15:03
  • 수정 2024.02.2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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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거 해제 비구니 특별선원 석남사

 

▲ 석남사 특별선원에서 동안거를 지낸 비구니수좌들이 화두참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겨울 가지산 휘몰던 바람, 한허리 베어 물 듯 내리치던 죽비가 비로소 벽에 걸렸다. 백일간의 동안거 결제가 끝나는 2월11일 해제를 앞두고 마침내 입승의 손에서 내려온 죽비는 오랜만에 다리를 쭉 폈다. 화두 성성한 납자들 정진에 겨울 햇빛마저 숨죽이던 곳. 조계종 비구니 종립특별선원 울산 석남사의 도량 가득한 햇살도 이날만은 조금 더 느긋하게 마당을 밟고 내려앉았다.

3곳 선원서 32명 수좌 정진
2월11일 해제 산문 밖으로
“산철에도 정진 이어갈 것”

울산 석남사 경내에는 금당선원, 심검당, 정수선원 등 모두 세 곳의 선원이 개설돼 있다. 이 곳 선원에 지난해 11월24일(음력 10월15일) 방부들인 수좌는 총 32명, 외호대중까지 모두 합치면 지난 100일 간 석남사에 상주한 대중은 50여명이 넘는다.

석남사 주지 구과 스님은 “소임을 맡은 본방대중까지 모두 결제에 동참하는 것이 석남사의 가풍”이라며 “인홍 노스님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행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비구니수좌들을 외호하는데 사중의 모든 시스템이 맞춰져 있다”고 말해 이곳이 최대 규모의 비구니 선원임을 실감케 했다.

이번 동안거 기간 동안 금당선원 17명을 비롯해 정수선원에서 9명, 심검당에서 6명의 비구니수좌들이 정진했다. 인홍 스님의 수행정신을 오롯이 이어받은 선원장 법희 스님은 세수 아흔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하루도 빠짐없이 세 곳의 선원을 둘러보며 수좌들의 정진을 점검하고 있다. 새벽 3시에 기상, 대참회문에 따라 108배를 올리는 것으로 간밤의 흔적을 털어낸 수좌들은 곧바로 입선에 들어 오전입선, 저녁입선, 오후입선까지 매일 11시간의 참선정진으로 은산철벽을 파고들었다. 매일 아침 대중이 함께 모여 발우를 펴는 것도 석남사의 오랜 전통이다.

구과 스님은 “밤낮 없는 수좌들의 정진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기도법회나 제사 등도 최소화하는 곳이 석남사”라며 “해제 후에도 산철결제를 이어가는 대중들이 늘 있기 때문에 석남사의 풍경은 해제와 결제가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송곳 같이 성성한 화두를 턱밑에 세우고 정진한 수좌들은 100일간 앉으면 선불장이 되고 누우면 짧은 밤잠의 이부자리가 되어준 좌복을 정리하는 것으로 머물렀던 작은 자취조차 말끔히 거둔 후 11일 영축총림 통도사에서의 동안거 해제법회를 마지막으로 산문을 나서 각자의 수행 자리로 돌아갔다.

석남사 금당선원 입승 상오 스님은 “석남사 선방의 청규와 수행이 엄격하기로 유명함에도 많은 수좌들이 다시 석남사를 찾는 이유는 오직 성철 스님과 인홍 스님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행가풍이 성성하게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동안거에는 구참 수좌들이 많이 동참해 어느 해보다도 정진의 열기가 뜨거웠다. 해제 후에도 정진의 열기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울산 석남사=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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