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검은 오랏줄의 지옥

기자명 김성순

자살에 대한 불교의 부정적 관점
흑승지옥 별처 통해 명확히 제시

▲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지옥도.

이제까지 등활지옥의 일곱 개 별처지옥들을 다루었는데, 나머지 별처지옥들인 중병처(衆病處), 양철처(兩鐵處), 악장처(惡杖處), 흑색서랑처(黑色鼠狼處), 이이회전처(異異廻轉), 고핍처(苦逼處), 발두마만처(鉢頭摩處), 파지처(陂池處), 공중수고처(空中受苦處) 등의 아홉 개 별처지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전에서 자세히 서술하지 않고 있다.

악한 사견에 의거 설법하고
바른계율 지키지 않은 자가
죽어 가게되는 고통의 세계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8대 근본지옥 중 활지옥(등활지옥)의 바로 다음에 있는 흑승(黑繩)지옥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흑승지옥은 말 그대로 검은 오랏줄과 관련된 지옥으로서, 등활지옥의 아래에 있으며, 가로세로 넓이가 등활지옥과 같다. 모든 지옥들이 그렇듯이 이 흑승지옥에도 정해진 수명이 있다. 인간의 일백 세는 도리천의 하룻밤인데 그 도리천의 수명은 일천 세이다. 이 도리천의 일천 세 수명이 흑승지옥의 하룻밤이다. 이 흑승지옥의 수명은 일천 세인데, 전생에 자신과 처자를 위해 살생하고 도둑질을 했던 자가 이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흑승지옥 역시 기본적으로 16개의 별처지옥을 가지고 있지만 경전에서 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①등환수고처(等喚受苦處) ②전다흑승처(茶黑繩處) ③외취처(畏鷲處)의 세 지옥이다.

이 흑승지옥에서는 죄인을 잡아서 뜨거운 쇠로 된 땅에 눕히고, 뜨거운 쇠 오랏줄로 종횡으로 몸을 묶어서 뜨거운 쇠도끼로 오랏줄을 따라 쪼갠다. 그 몸을 톱으로 나누고, 칼로 저며서 수백 수천 조각으로 만들어 곳곳에 뿌린다. 또는 뜨거운 쇠 오랏줄을 매달아 가로로 무수히 교차해 놓고 죄인들을 몰아 그 안에 집어넣는다. 악한 바람이 사납게 불면 죄인의 몸을 얽어서 그 살과 뼈를 끝도 없이 태운다.

흑승지옥의 별처에 등환수고처(等喚受苦處)라 하는 지옥이 있는데 무량 유순의 험준한 산기슭에 걸려 있다. 죄인은 이 지옥 안의 뜨거운 불에 태워지면서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죄인은 뜨거운 검은 오랏줄로 묶인 후에 날카로운 쇠칼이 있는 뜨거운 땅으로 떨어뜨려진다. 그 다음에 뜨거운 쇠 이빨을 가진 개에게 잡아먹히면서 온몸이 조각조각 갈라진다.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아우성을 쳐보지만 아무도 죄인을 구하러 오는 자가 없다.

‘정법념처경’에서는 전생에 악한 사견에 의지하여 설법한 자, 그가 가르치는 교의가 진실하지 않고, 바른 계율에 의거하지 않는 자, 특히 벼랑에 떨어져 자살한 자 등이 이 지옥에 떨어진다고 설하고 있다. 이는 불교가 초기부터 자살에 대해 지옥으로 떨어지는 악업이 되는 것으로 교의적 정의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흑승지옥에 외취처(外鷲處)라 하는 또 다른 별처가 있는데, 노기등등한 옥졸이 죄인을 쫓아다니며 몽둥이로 때리는 지옥이다. 이 외취처지옥에서는 손에 뜨거운 쇠칼과 쇠뇌, 화살을 든 옥졸이 밤이나 낮이나 죄인을 쫓아다니며 베고, 때리고, 쏜다. 전생에 재물을 탐하여 사람을 죽이고, 포박하고, 다른 이의 먹을 것을 빼앗은 자가 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한다.

‘정법념처경’에서는 자신의 처자식을 먹여 살린다는 핑계로 죄의식 없이 다른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면서까지 재물을 탐하는 인간들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경고하고 있다.

‘처자를 위해 악업을 짓고
이 지옥에 와서 고통을 받지만
처자도, 그 재물도
지인도 구원해주지 못한다.’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