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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자타카란 ⑥

시대·장소에 따라 변화하며 전승

▲ 위대한 원숭이 왕 이야기(산치 AD 1세기).

남방불교권에서 보존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팔리본 자타카(Jātaka)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경전적인 권위를 지니는 삼장(tipiṭaka)에는 자타카 게송만이 포함되고, 산문으로 자세하게 설명된 이야기들은 주석서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석서 또한 현재, 과거, 연결이라는 남방 테라와다(Theravāda) 전통의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부처님의 과거생에 대한 이야기는 부처님의 현생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통해서 시작된다. 따라서 이 현재 부분은 일종의 서론으로서 이야기의 도입부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부처님의 과거생에 대한 이야기가 본론으로서 자세하게 설명된 다음에 이 과거생이 현재와 연결되는 구조를 가진다. 즉 과거생의 각각의 주인공들이 현재생의 누구누구에 해당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 연결 부분은 일종의 결론으로서 이야기의 결말에 해당되는 것이다.

과거생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와 연결하는 구조
도덕적 교훈주는 역할서
과거·현재 인과관계 중시

부처님이 과거생에 원숭이 왕으로 태어나 6만명이 넘는 부하 원숭이들을 자기희생을 통해 구한다는 위대한 원숭이 왕 이야기를 통해 팔리 자타카의 구조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자타카는 “스스로를 다리로 만들고 그 부하들을 안전히 건너가게 한 이여, 그들에게 있어서 당신은 누구입니까, 오 위대한 원숭이여, 당신에게 그들은 누구입니까?”라는 게송을 시작으로 총 7개의 게송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 자타카는 7개의 게송으로 구성된 자타카 모음에 속한다. 그리고 자타카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위대한 원숭이왕 이야기가 아니라 게송은 첫 번째구에 해당되는 ‘스스로를 다리로 만들고서’가 된다.

자타카의 도입부인 현재에서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과거에도 친지들을 돕는 행위를 했었다고 하면서 과거생 이야기를 시작하는 형식을 갖춘다. 그리고 원숭이 왕으로서 부하들을 구한 이야기가 모두 끝난 다음에 과거생을 현재와 연결하는데, 위대한 원숭이 왕 자타카의 경우 ‘그때 왕은 아난다였다. 원숭이 무리는 부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고 원숭이 왕은 나 자신이었다’는 형식으로 과거생이 현재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남방불교 자타카의 이러한 형식은 어떻게 성립되게 되었을까? 기본적으로 게송만이 경전적인 권위를 지니는 팔리 자타카의 구조에서 주석서의 내용은 이야기 전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게송을 설명하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것으로 간주되기 쉽다. 하지만 남방불교의 팔리 자타카를 자세히 살펴보면 게송과 주석서의 설명 사이에 몇몇 중요한 차이점들이 발견된다. 이는 자타카 이야기가 정적으로 변화없이 전승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장소를 달리하며 조금씩 변화 발전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남방불교 주석전통에서 자타카가 체계화될 때 수용되게 된다. 즉 부처님의 자기희생과 덕행을 중심으로 도덕적 교훈을 중시하는 자타카 본연의 모습이 과거생과 현재생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과 개개인의 상호관계를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부처님의 과거생을 현재와 연결하는 구조적인 틀로서 현재, 과거, 연결이라는 남방불교 자타카의 형식이 성립되게 된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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