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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불교거사림회의 놀라운 결실

  • 기자칼럼
  • 입력 2017.02.20 13:59
  • 수정 2017.02.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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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시장으로 유명한 원도심(중·동구 지역)이 다시 활기를 얻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손님이 끊겨 황량한 느낌마저 들었다. 상인들은 문을 닫지 못해 불을 켜놓고 있을 뿐이라는 하소연을 쏟아냈다. 그러나 상인들은 오랜만에 찾은 단골의 발걸음을 돌리게 할 수는 없다며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그런 상인들의 노력들은 머지않아 빛을 봤다. 영화 ‘국제시장’의 영향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재래시장과 광복로에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로 넘쳐나고 있다.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이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시장을 지켜낸 결실이었다.

문득 부산 원도심의 변화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지난 2월14일 부산불교거사림회가 개최한 1000회 법회 때문이다. 불도(佛都)부산은 한국불교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가장 많은 사찰과 신도수를 꼽지 않더라도 부산불자들의 신심은 그 어느 곳보다도 높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부산의 신심도 식고 있다. 재가신행단체들은 회원을 확보하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립 45주년, 1000회 법회를 맞은 부산불교거사림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산불교거사림회를 이끄는 간부들은 걱정이 적지 않았다. 회원이 줄면서 법회 동참열기가 식고, 재정이 어려워졌다. 부산불교거사림회 출발 당시 청년으로 활동했던 회원들은 어느새 은발에 허리가 구부러진 노인이 됐다. 그렇다고 법회를 접을 수는 없었다. 회원들의 원력이 있는 한 법회를 지속하겠다고 발원하며 힘겹게 한 회, 한 회를 이어왔다. 특히 공병수 회장은 직접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구참 회원, 초보 불자를 막론하고 인연 있는 이들에게 법회 동참을 제안했다. 함께 불교에 대해 공부하자고 호소했다. 임우택 총무부회장도 활동비 한 푼 없이 거사림 법회의 살림을 도맡으며 매회 거사림회의 법륜이 굴러갈 수 있도록 헌신했다.

▲ 주영미 기자

 

 

이런 노력의 결과, 거사림회의 1000회 법회는 성공적이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거사림회 문을 두드렸다. 얼굴 주름이 가득한 노인부부에서부터 대학생까지 법석을 가득 메웠다. 참석인원이 부족해 법회 장소가 휑할 것을 걱정했던 공 회장은 비로소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법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스님의 법문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다음 법회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부산불교거사림회는 늘 그랬던 것처럼 매월 둘째, 넷째 화요일 저녁마다 법석을 열기로 했다. 불교를 배우고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언제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상인들의 인내가 부산 원도심을 살려냈듯, 비록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회도 거르지 않고 법회를 이어가고 있는 부산불교거사림회 회원들의 원력이 침체된 부산불교를 새롭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80호 / 2017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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