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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익산불교사암연합회

출·재가, 한 마음으로 지역불교 희망 일구다

▲ 익산불교신도연합회가 매년 개최하는 ‘익산불교인의 밤’ 행사는 익산불교사암연합회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익산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4대 종교 성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역이다. 개신교 ‘두동교회 성지’와 원불교 전법성지이자 교세의 중심인 중앙총부가 대표적이다. 한국 가톨릭 역사상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나바위 성지를 비롯해 순교지도 두루 분포돼 있다. 불교도 만만치 않다. 백제 때 동양 최대규모의 사찰인 백제불교문화의 산실 미륵사지가 익산에 위치하고 있다. 천년고찰 숭림사와 석불사, 심곡사, 관음사까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을 보유한 사찰도 네 곳이나 있다.

4대 종교 성지 동시에 존재
원불교·기독교, 남다른 강세
교회수, 사찰보다 40배 이상
어려움 속 신도연합회와 결속
스님·신도간 신뢰 발전 동력

이처럼 4대 종교 모두 서로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역사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시점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기독교와 원불교는 지역사회 내에서 남다른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불교와 가톨릭은 성지를 중심으로 교세확장이 활발하다. 원불교는 교당이 동네마다 운영되는 등 그야말로 원불교 총본산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으며, 가톨릭 성지에는 1년 내내 성지순례를 위한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이를 견제하듯 수없이 많은 개신교 교회들이 동네마다 터를 두고 십자가를 높이 내걸고 있다. 익산시에 주소지를 둔 교회만 17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불교의 경우 익산불교사암연합회에 소속된 사찰은 종단을 불문하고 불과 40여곳. 미륵사지의 역사성과 문화재로서의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역 내 포교나 신행활동에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포교나 지역사회 활동을 폭넓게 전개할 수 있는 사찰이 많지 않은데다 기본적으로 익산지역 종교인구의 반 이상이 개신교인이어서 포교 자체가 쉽지 않다. 한평생 불자로서 신행생활을 해 온 어르신들조차 개신교계 요양원과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개종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익산불교사암연합회(회장 일행 스님, 정각사 주지)를 일컬어 “익산 지역에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익산불교사암연합회가 지역 내에서 독자적으로 봉축행사를 비롯해 공식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전부터다. 지역 사찰 주지스님들의 친목모임의 형태로 운영되던 중 지역사회 내 불교위상을 높이고자 뜻을 모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사암연합회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불교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 끝없이 이어오고 있다.

특히 출·재가가 그야말로 두 개의 바퀴와 같이 서로 연대하며 상호교류하고 있다는 점은 익산불교의 가장 큰 강점이다.

우선 익산불교신도연합회는 지역불교 대사회활동의 주축이다. 각 사찰 신도회를 중심으로 수행·신행단체 40여곳이 똘똘 뭉쳐 매년 성지순례부터 자비연탄 나누기 등 나눔활동과 익산불교인의 밤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사암연합회는 신도연합회 행사 때마다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하고 지원하며 재가불자들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한다. 이웃종교 성직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지역 기관장들을 만나며 지역 내 종교화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사암연합회 스님들의 몫이다.

결국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각자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서로 돕고 지원하는 시스템 속에서 익산 불교의 기반이 굳건히 형성될 수 있었던 셈이다.

익산불교사암연합회장 일행 스님은 “재가 불자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지역불교계는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김진수 익산불교신도연합회 고문은 “사암연합회 스님들이 재가불자들의 정신적 의지처로서, 우리를 믿고 후원해 주신 덕분에 재가불자들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암연합회와 신도연합회의 발원은 다르지 않다. 이웃종교의 강세 속에서도 어떻게든 힘을 모아 지역 내 불교 위상을 높이고 불법을 홍포하는 것. 그 한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부처님 법향이 지역 곳곳을 장엄해 언젠가는 그 옛날 불교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묵직한 걸음을 내딛어 온 익산 지역불교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익산=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정유년, 익산불교 활성화 원년 삼겠다”

익산불교사암연합회장 일행 스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 회장 스님들의 원력과 재가불자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익산 불교는 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될겁니다. 지난 10년간 신도연합회와 사암연합회가 나름대로 행사를 열고 법회를 봉행하며 최선을 다해 왔지만 여전히 ‘불자가 없다’는 우려가 많아요. 그것이 바로 익산 불교가 당면한 현실이라고 봅니다.”

익산불교사암연합회장 일행 스님은 “익산 불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포교·대사회역할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지시설, 요양원, 어린이집 등 지역사회 속에서 사찰이 지역민과 인연을 맺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익산 지역 내 불교계 유치원은 전무하다. 어린이법회를 운영하는 곳도 찾아보기 어렵다. 매일 아침마다 노란 교회버스가 동네를 한바퀴 돌며 아이들을 교회 어린이집으로 실어 나르는 모습을 보면 일행 스님은 가슴 한 켠이 시리다.

이에 대해 일행 스님은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계층 포교, 지역 불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개별 사찰과 지역 스님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익산지역 불교가 위기를 딛고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서다.

일행 스님은 이같은 포부를 현실화하기 위해 “올해를 익산불교 활성화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큰스님을 초청한 가운데 연합법회 봉행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내 불교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사암연합회 결속을 강화하고 복지·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힘든 상황이지만 같은 원력을 가진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있기에 희망은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모두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더 나은 익산불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80호 / 2017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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