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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는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죠”

  • 인터뷰
  • 입력 2017.02.20 15:53
  • 수정 2017.02.20 15:54
  • 댓글 0

동국대 불교대학 수석졸업 자재 스님
‘중도’ 찾아 2012년 한국불교로 출가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은 출가였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동국대 학위수여식이 열린 2월16일, 정각원에서 만난 네팔인 자재 스님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동국대 불교대학 최초의 외국인 수석 졸업. 그 눈부신 영예에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스님은 ‘수석’이란 단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을 새로운 출발이라 믿으며 부처님 법을 알리겠다는 초발심을 되새기고 있었다.

스님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였다. 2011년 8월 입국하기 직전까지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윤곽조차 잡히지 않던 희미한 실루엣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스님은 열성적인 힌두교신자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힌두교의 고행이 스스로를 극단으로 밀어붙이고 있음을 인지했고, 중도의 길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당시 네팔에 불교종단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스님은, 한국인 친구가 광주 문빈정사를 소개하자 곧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화계사에서 6개월 동안 행자생활을 한 뒤 2012년 2월 직지사에서 사미계를 받았다. 동국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스님은 2013년 봄 불교대학에 입학했다. 학비의 70%는 조계종에서, 나머지 30%와 생활비 일체는 문빈정사와 주지 법선 스님이 지원했다. 지금도 4년 동안의 강의내용들이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로 매 수업마다 집중력을 발휘했던 스님은, 결국 동국대 불교대학 최초의 외국인 수석 졸업 영예를 안았다. 이제 스님은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그때처럼 또다시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에 서있다. 올 봄부터 서울대 대학원에서 인류학 공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불교가 사회를 끌고 오는 게 아니라, 사회가 불교를 필요로 하게끔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러려면 불교의 핵심인 연기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요. 연기의 진리를 체감하게 한다면 불교는 자연스럽게 사회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불법을 배우겠다는 발원 하나로 낯선 이국땅에 왔지만, 이제는 네팔도 한국도 씨앗 뿌려 일궈나갈 하나의 불국토가 됐다. 올곧은 삶으로 부처님을 알리겠다 덧붙인 뒤 인파 속으로 스며든 뒷모습에서 머잖아 다시 한 번 새로운 출발선에 설 스님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그려본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80호 / 2017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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