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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단 사찰문화해설 울산팀 배해익씨-하

기자명 배해익

불성 갖춘 모든 생명 위해 전법하는 포교사 발원

▲ 58, 평담
백의 관세음보살님께서 왜 나를 찾아오셨는지 헤아릴 수 없었다. 비상훈련 소집에 부리나케 내달리던 계단에서 넘어진 내게 오셨다. 삼귀의, 오계도 낯설고, 법당에 계신 석가모니불상 앞에 알지도 못한 채 절하고 절했던 불자에게도 손을 내미셨다. 

불상 말고 ‘나’ 들여다보니
나와 남 모두 존귀한 존재
석남사 수행가풍 되새기며
사찰문화해설로 포교 실천

두 달 병원생활 중 ‘반야심경’과 ‘천수경’을 외운 뒤 공부의 깊이를 더해갔다. 부처님의 중도사상과 사성제, 팔정도도 알게 되었고, 삼법인도 알게 되었다. 제행무상, 제법무아, 적정열반 이 세 단어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였다. 이전에는 뜻도 모르고 불상에 절을 하고, 기도하곤 했지만, 이 사건이 있은 후로부터 왜 불상에 절을 하는지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것 같다.

부처님은 홀로 그리고 따로 수억만리 밖에 계시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부처님이며 그 불성을 가지고 있으리라. 녹록지 않았던 군생활의 위안이었던 불교에서 만난 군법사스님의 가르침이었다. 부처님은 법당에 모셔진 황금색 불상이 아니다. 그 불상을 통한 나 자신의 불성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예배대상으로서 예를 다하고 절을 올린다. 신의 종교에서 찾지 못했던 물음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은 것이다. 젊은 시절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덩어리에서 방황하다 한 줄기 빛을 본 듯이 반가웠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신심이 달라졌고 신행에 변화가 왔다. 불상 앞에서 절을 하되 ‘나’를 떠난 불상에게 맹목적인 기복적 절을 할 것이 아니라 불상을 통해 ‘나’를 찾는 절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로자나불상을 보면 ‘나’와 ‘만유물’이 불성 아님이 없음을 알고 절을 하고, 석가모니불상을 보면 ‘나’라는 육신의 존재보다 사바세계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겠다는 굳은 서원을 세우며 절을 하였다. 그리고 아미타불상을 보면 극락세계에 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절이 아니라, 나 스스로 먼저 ‘나’의 업장을 맑게 하고, 청정한 계율을 지켜 이웃과 사회와 세계가 하나 되는 불국토 건설을 서원하며 절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불성을 지닌 존재이니 나뿐만 아니라 남도 소중한 존재이다. 내가 곧 불상의 모습을 빼닮은 불성을 가진 것과 같이 남도 또한 불성을 가진 불상의 모습으로 나투고 있음이다. 불성을 담고 있는 그릇 모양이 다를 뿐이다. 법계에 두루한 만유물이 불성 아님이 없다.

‘나’는 불성을 가진 존재이며, ‘타인’ 또한 불성을 가진 존재이며, 바닷가 모래알도, 시냇가에 구르는 돌멩이도 불성을 가진 존재이다. 젊은 생도시절 군법사스님의 자상한 인도로 인해 자비를 알게 되었다. 이후로 만나는 사람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라고 홍포한지 어느덧 30여년이 흘렸다. 지금도 생도시절 처음 뵈었던 군법사스님의 모습이 또렷이 기억난다. 내 인생의 한 전환점이 되어 나에게 ‘전이’ 되었다. 그 사건 이후로 제도권 안팎에서 적극적인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결심했다. 조계종 소속 포교사가 된 계기도 되었다.

포교사로서 무엇을 포교할 것인가? 젊은 세대에게 한 시절 멘토가 되는 어른으로서 부처님의 법을 한결 같이 전하리라 다짐해본다. 살갗을 에는 듯한 가지산 깊은 골짜기의 칼바람도 수행의 방편으로 삼고자 한다. 조계종 비구니 종립특별선원 울산 석남사. 백장 선사의 ‘하루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 성철 스님의 ‘부처님 법대로 살라’, 그리고 ‘일과 수행이 둘이 아니다’라는 인홍 스님 가르침이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석남사다.

울산 가지산 석남사 법당에서 신바람 나게 26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처님 리조트에서 오늘도 사찰문화해설을 통해 진정한 포교의 길을 가겠다고 서원을 세워본다.

배해익 울산지역단 사찰문화해설 울산팀 hibae@uc.ac.kr 

 [1380호 / 2017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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