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2일, 입장문 발표
“종교 화합 계기되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위원장 유지원)가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의 파면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2016년 1월 김천 개운사사 법당을 훼손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불자들에게 사과하고 배상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였다. 서울기독대 이사회는 2월17일 ‘성실의무위반’ 이유를 들어 손 교수를 파면처분하고 이에 대해 손 교수는 2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파면 철회와 파면의 원인이 됐던 그리스도교 협의회의 ‘신앙조사요구’철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기독대는 다음 날 손 교수에게 파면통보를 했다.
불시넷은 성명을 통해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가 학교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파면당한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서울기독대는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손 교수의 파면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불시넷은 “일부 비이성적인 개신교인들의 이웃종교에 대한 적대적 행동은 지속적으로 자행돼왔다”며 “2010년 봉은사 땅 밟기, 2000년 동국대 부처님 상 훼손 등은 불교인들의 가슴속에 씻기 힘든 상처를 입힌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2016년 김천 개운사 사건 당시 개신교인으로서의 수치심과 학자로서의 양심에 근거해 사과와 모금활동을 벌였다”며 “손 교수의 이런 행동을 문제 삼아 학교 측에서는 23년간 근속한 양심적 학자를 파면했다”고 비판했다.
또 중동지역의 혼란과 소요, 이슬람 근본주의자 IS의 무분별한 테러를 예로 들며 종교간의 극한 대립은 결국 파국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불시넷은 “그동안 불교계는 이웃종교에 대한 차별과 부분별한 적개심을 방지하고자 차별금지법 입안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며 “제도가 정착하려면 법적 테두리를 조성하는 것과 병행해 우리사회의 종교를 가진 구성원들의 성숙한 의식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종교사회인 우리사회에서 이웃종교에 대한 존중은 종교를 지닌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녀야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고 덧붙였다.
불시넷은 “손 교수의 행동은 개신교인 스스로의 내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종교평화를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손 교수의 파면 사태를 계기로 종교 간 관용과 존중의 정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조성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불시넷은 “서울 기독대의 파면결정이 개신교에 대한 편견이 심화되거나 종교간의 갈등으로 불거지지 않길 희망한다”며 “손 교수의 의미 있는 행동에 대한 개신교의 재평가와 서울 기독대의 파면결정이 철회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다음은 입장문 전문
손원영 교수의 파면 철회를 촉구합니다 -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의 파면에 대한 불교시민사회의 입장 - 불교시민사회는 지난해 1월 김천 개운사에 몰래 들어가 법당을 훼손한 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불교인들에게 사과하고 배상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인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학교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파면당한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또한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문의 상아탑에 걸맞게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손원영 교수의 파면을 철회할 것을 학교 측에 촉구하는 바입니다. 손원영 교수는 사건 당시 개신교인으로서의 수치심과 학자로서의 양심에 근거해 사과와 모금활동을 벌였습니다. 또한 손 교수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인 개신교가 어떻게 폭력과 증오의 종교로 변질될 수 있는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런 손 교수의 행동을 문제 삼아 지난 23년간 근속한 양심적 학자를 파면하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불기2561(2017)년 2월 22일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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