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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조역풍비(鈍鳥逆風飛)

1인 가구 증가는 시대 흐름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27%였다. 2인 가구, 3인 가구, 4인 가구를 포함해 1위였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50미래 항해 보고서’에서 2050년에는 1인 가구가 56.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인 가구가 대세로 굳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심사는 복잡하다. 늘어가는 저임금 비정규직, 독거노인의 증가, 일자리가 없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의 등장이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선진국에 진입할수록 1인 가구 증가는 필연적이다. 2011년 일본과 노르웨이, 스웨덴의 1인 가구는 각각30%, 40%, 47%였다. 이들 국가는 오래전부터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1인 가구에 대해 차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다인가구 중심의 인적 공제로 사실상 ‘싱글세’를 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주택청약도 다인가구에 비해 크게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정부는 혼인과 출산을 통한 2인 이상의 가족형태를 이상적인 가구로 보고 있다. 정책도 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는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다. 저출산 문제만 해도 결혼과 출산 장려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강박증은 버려야한다. 동거 형태의 가족 관계나 한 부모 가정도 다인가구와 동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면 일정부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선가에 둔조역풍비(鈍鳥逆風飛)라는 말이 있다. “우둔한 새는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날아간다”는 의미다. KB 경영연구소의 ‘한국의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장점으로 85%가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이라고 밝혔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개인주의 팽배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혈연이나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각종 부정부패와 불의에 대한 침묵을 생각하면 개인주의가 훨씬 정의로울 수 있다. 가족이나 공동체가 주는 무거운 의무감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제 1인 가구의 증가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정부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우둔한 새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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