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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 기자칼럼
  • 입력 2017.02.27 13:12
  • 수정 2017.02.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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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한약사를 만났다. 1주일에 하루라도 육식을 끊자는 캠페인 ‘고기 없는 월요일’ 한국대표이기도 하다. 옆자리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다. 교계 첫 ‘생명’ 지면을 신설한 법보신문과 불교계 생명살림 의식전환을 위해 애썼던 인연들이다. 서로 안부를 나눴다. 조계종이 2월23일 ‘채식day 기부day’를 선포한 현장에서다.

6~7년 만이었지만 그들은 반색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채식하며 기아 해결 등에 1000원씩 기부하자는 연중캠페인에 박수를 보냈다. 아쉬움이 기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들 말처럼 ‘채식day 기부day’는 적극적인 불살생이다.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육식이 일상 식단이 돼버린 현대는 간접 살생의 과정에 있다”고 했다. 지나친 육식은 공장형 밀집축산을 부추긴다고 한다. 이런 사육환경은 구제역, 조류독감 등 가축전염병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류독감과 구제역은 2000년 이래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때마다 ‘예방’이라는 명분은 닭, 오리, 소, 돼지 등 8000만 마리를 생매장했다고 한다.

조계종 주장대로 ‘채식day 기부day’는 생명살림이다. 하루 채식의 효과를 강조했다. 가축을 사육하는데 소비되는 물 12만2000ℓ를 절약한다. 1년 동안 매일 4번 샤워할 물이다. 축산업으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2268kg도 줄일 수 있다. 서울과 부산을 차로 20번 왕복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다. 또 사료로 쓰이는 곡물을 아껴 굶주린 1000명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간접 살생은 육식뿐 아니다. 넓게 보면 지구 황폐화도 마찬가지다. 무심코 버리는 라면 국물 1컵, 김치찌개 국물 1컵이 물을 오염시킨다. 각각 물 5000컵, 1만컵이 있어야 물고기가 살 수 있다. 1일 발생하는 일회용품은 1000t이 넘은지 오래고, 1일 평균 생활폐기물은 4만9915t(환경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이다. 펄프로 만드는 종이컵 대신 개인 컵은 연간 2만5000t 이상 펄프를 절감시킨다. 나무로 펄프를 가공한다. 펄프 1t 생산에는 30년생 소나무 20그루가 쓰인다. 펄프는 휴지의 주원료이기도 하다.

개인 컵 사용, 화장지 대신 손수건, 대중교통 이용, 동물실험 안 한 화장품 구매, 가죽제품 적게 쓰기 등 생활 속 생명살림은 많다. 중앙신도회와 본지가 제안한 ‘불자답게 삽시다’ 실천지침 37개에 담긴 내용들이다.

▲ 최호승 기자
발우공양에서 착안한 에코붓다 ‘빈그릇운동’은 먹을 만큼 먹고 음식물쓰레기를 줄였다. 학교, 아파트, 가정 등 풀뿌리처럼 퍼져 나갔다. 100만명이 동참했다. ‘채식day 기부day’가 생명살림의 새 대안이자 첫발이길 기대한다. 아직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지 못한 신행혁신도 여기 있다. 벌의 지혜가 절실하다.

“꽃의 아름다움과 색깔 그리고 향기를 전혀 해치지 않은 채 그 꽃가루만을 따가는 저 벌처럼 그렇게 잠깬 이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법구경’)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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