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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성광여래도 불교미술사적 가치 조명…도로명주소 문제점 분석

2017년 봄 불교 관련 박사학위 논문 - 상

 
2017년 상반기에도 많은 불교박사들이 탄생했다. 본지 조사 결과 이번 학기에 불교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는 모두 32명이었다.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한 곳은 동국대로 10명이었으며, 중앙승가대 5명, 서울불교대학원대 2명, 서울대 2명, 공주대 2명, 위덕대 1명, 동방문화대학원대 1명, 고려대 1명, 선문대 1명, 세종대 1명, 숙명여대 1명, 아주대 1명, 원광대 1명, 이화여대 1명, 한양대 1명, 한국외국어대 1명이다. 전공분야는 교학을 비롯해 역사, 미술, 건축, 인물, 의례, 응용 등 다양했다. 법보신문은 올 상반기 박사학위 논문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동국대 등 불교박사 32명 배출
교학·역사·인물 등 주제 다양

‘나가난다’ 불교희곡 의의 도출
근대기 범종 특징 본격 조명
정무 스님 주제 첫 학술연구도
스포츠 활동 포교 가능성 타진

 
담준 스님(김근배)의 ‘원효윤리사상에 관한 연구’는 서양윤리이론, 특히 공리주의와의 비교를 통해 원효윤리의 특징을 규명해보는 논의다. 일심을 근원으로 하는 원효윤리가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 실현을 위한 자리이타의 불교적 가치를 명확하게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리주의에 가깝다는 사실을 밝혔다. 원효윤리와 공리주의 모두 동체자비 혹은 모든 인간이 지닌 ‘사회적 감정’에 입각해 고통을 벗어나 행복을 누리려는 생명의 욕구를 존중하고, 이를 도덕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담준 스님은 원효윤리와 공리주의를 현재 사회가 직면한 도덕적 갈등을 풀 기본원리로 제시했다.

 

 
철인 스님(이복재)의 ‘동아시아 법상종의 사분설 연구’는 유식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식소변의 의미를 호법(護法, 530~561)의 사분설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식과 대상뿐 아니라 이들의 발생적 근거가 되는 알라야식의 종자와 이들의 현행적 관계를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호법의 사분설과 유식논사들의 심분설을 비교분석한 철인 스님은 호법의 사분설이 현상계 이면에 존재하는 식소변의 이치를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아집·법집을 제거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류현정 박사의 ‘희곡 나가난다 연구’는 총 5막으로 구성된 산스크리트 희곡 ‘나가난다’ 가운데 부처님을 찬탄하는 1막과 더불어 핵심 주제가 펼쳐지는 4·5막에 대한 분석으로 ‘불교희곡’으로서 의의를 추출한 논문이다. 류 박사는 ‘나가난다’에서 처음 나오는 난디(극 맨 앞에 읊는 귀경게)가 다른 희곡과 달리 힌두신이 아닌 부처님을 향했던 점, 몸을 요구하는 자에게 관용과 자비로 기꺼이 주는 ‘자타카’의 사신담 설화가 차용된 점 등을 ‘불교희곡’적 요소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나가난다’가 만들어질 당시 다수가 힌두교도인 여건상 불교사상만으로 채워진 희곡을 상영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가정을 전제하면서, 힌두 설화를 근간 삼아 불교의 큰 가르침인 보시와 자비를 당대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엮어 넣었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원보현 박사의 ‘한국 근대기 범종 연구’ 는 한국범종의 전승·변형과정과 더불어 한국범종사에서 근대기 범종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이다. 현재까지 한국범종사에서 근대기 범종들은 퇴행적 결과물로 인식돼 이렇다 할 고찰이 없었다는 점에서 차후 관련 연구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 박사는 이 논문에서 근대기 범종을 전통형, 외래형, 혼합형으로 분류한 뒤 양식적 특징과 한국의 주조기술 변화를 규명했다. 나아가 한국범종 제작기법을 유추하기 위해 국가무형문화재와 함께 전통주조 기술을 고찰함으로써 한국범종 제작방법을 정리했다.

 

 
장성우 박사의 ‘초기불교의 경영사상 연구’는 현대경영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윤리경영과 영성기업 논리의 한계를 밝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초기불교 경영사상을 고찰한 논문이다. 장 박사는 초기불교시대 인도가 고대세계의 경제대국으로서 세계무역을 주도했지만 계급 차이로 인한 빈부격차 또한 극심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초기불교는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개인주의를 성숙시키는 가르침을 통해 사유재산제도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한편으로는 보시와 수행을 기반으로 나와 남이 동시에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했다는 설명이다. 즉 재물과 법의 나눔 과정은 곧 열반을 위한 수행의 과정이 되면서 동시에 행복하고 건전한 사회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초기불교의 경영사상은 현대 경영사상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희 박사의 ‘한국 치성광여래 신앙과 도상 연구’는 별들의 황제인 북극성을 부처님으로 나타낸 치성광여래에 대한 고려·조선시대의 신앙과 도상에 대한 연구다. 기존 치성광여래 연구들이 19세기 이후 작품을 대상으로 양식사적 접근에 치중했다면, 정 박사는 치성광여래를 주제로 한 종교도상과 신앙이 시대에 따라 상호반응하며 발전·전개되는 양상을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치성광여래도상을 민간의 칠성신앙에 의한 발현으로 풀이한 세간의 인식을 비판하고, 시대에 따른 변화를 추적해 사회와 종교적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돼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치성광여래도가 한국 불교미술사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불교 문화적 산물로서의 치성광여래 신앙에 대한 새로운 규명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최진구 박사의 ‘한국불교 미디어의 포교기능성 강화를 위한 연구’는 이웃종교에 비해 열악한 불교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디어 활용 포교활동의 개선방안을 모색한 논문이다. 전국의 스님과 재가자 521명, 외국인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불교TV, 불교라디오, 불교인터넷 등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도와 만족도(포교기능성)는 낮지 않았으나 프로그램 품질 향상, 콘텐츠 다양화, 관리 전문성 등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박사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찰음식, 명상, 건강, 지혜로운 삶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할 것과 내부 인력 재교육을 강화해 우수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덕운 스님(권영도)의 ‘원공정무의 인성교육과 생활불교관 연구’는 현재 한국불교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온 스님들에 대한 연구가 미진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2011년 입적한 원공정무 스님의 생애, 사상, 실천을 조명했다. 정무 스님의 사상과 실천을 인성교육과 생활불교로 개념화한 덕운 스님은, 이를 통해 현대 한국불교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해왔음을 확인했다. 방향성에 있어서는 불성에 대한 강한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때문에 갈등과 불신이 만연한 현 시대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의 근거로 불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연구 대상에서 소외됐던 스님들에 대한 조명이 깊어지길 발원했다. 이 논문은 정무 스님을 주제로 한 첫 학술연구이기도 하다.

 
무위 스님(임양순)의 ‘고유지명과 도로명주소의 관계성 연구’는 도로명주소 체계가 시행됨에 따라 불교지명의 현황과 실태를 살펴보고 향후 유지계승 방향과 대안을 고찰한 논문이다. 무위 스님은 충북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의 고유지명과 도로명주소를 분석해, 이명박 정부 당시 도로명주소 업무편람의 종교적 명칭 배제 지침으로 인해 불교에서 유래된 지명이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무위 스님은 오랜 역사와 함께 남겨진 불교지명이 배제된 것에 대해 주민 의견수렴이 요청될 시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불교계에서도 보존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 논문은 도로명주소 정책 재논의를 위한 실증적 기초 작업이 될 뿐 아니라 불교지명 보존과 유지에도 학문적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성 스님(제종식)의 ‘템플스테이 공공성에 관한 연구’는 범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템플스테이 비판에 대한 실증적 고찰이다. 템플스테이의 공공성 혹은 공익성 여부를 규명하고 운영프로그램별 공공성 혹은 공익성 정도를 확인해 정부 지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을 타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실제 실증분석 결과, 참가자들이 템플스테이 운영 스님과 종사자들에게 불교적 색채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교적 색채에 특이성을 느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다는 참석자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통해 공공성 훼손 관점이 아닌, 차별성 관점에서 템플스테이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템플스테이가 포교활동이라는 기독교계의 주장은 실제와 맞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의 여가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지상 스님(박종묵)의 ‘스포츠 포교 방법 연구’는 한국사회의 급속한 비종교화 현상으로 불자 수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활동의 포교 가능성을 모색한 논문이다. 양적연구 결과 사찰 주관 체육대회 인지만으로도 불교·스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사찰 주관 체육대회의 간접포교 효과를 증명했다. 따라서 스포츠 전법단 창설과 스포츠 포교 전문기관 설립, 사찰의 생활체육시설 설치 및 운영 등을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하는 한편 불교대학의 스포츠 포교학과 신설 등을 통해 적극적인 스포츠 포교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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