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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자타카란 ⑧

대승 정토사상과 유사하게 발전

▲ 태국 북부 람푼(Lamphun)의 왓프라탓하리푼차이 (Wat Phrathat Haripunchai) 사원.

자타카는 남방불교권인 태국북부지역에서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과 연결되어 대승불교적인 측면을 갖춘 정토사상과 유사하게 발전하게 된다. 남방 팔리 자타카의 제일 마지막 이야기인 웨산다라 자타카(Vessantara Jātaka)를 낭송하는 것을 하루 종일 듣고 같이 합송도 하며 끊임없는 보시를 통해 공덕을 쌓은 사람은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이 이 세계에 내려올 때 인간으로 태어나 미륵불의 면전에서 출가하여 열반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웨산다라 자타카의 서론으로 간주되고 있는 프라말라이(Phra Malai) 설화를 통해서 구체화 된다.

자타카 낭송 공덕 쌓으면
미륵불 도움으로 열반성취
태국서 자타카 필사본유통

이 이야기는 신통력을 지닌 뛰어난 아라한인 프라말라이가 탁발을 나가다가 만난 가난한 농부의 연꽃보시를 받고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 천상세계 33천의 출라마니(Culāmaṇi) 불탑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실 때 만일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자신이 자른 머리카락들은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며 머리카락들을 공중에 던졌다고 한다. 이때 머리카락들이 땅에 떨어져서 부처님이 출가를 포기하게 될 것을 염려한 제석천 인드라(Indra)신이 이 머리카락들을 받아들고 33천으로 올라가 천상세계에 최초로 만든 불탑이 출라마니 불탑이다.

프라말라이는 출라마니 불탑에 가난한 농부에게 보시 받은 연꽃을 올리고 인드라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이 이미 천상세계에 와서 인간세계로 내려갈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미륵불을 친견하고 싶었던 프라말라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출라마니 불탑에서 미륵불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미륵불에게 인간세계에 관해 설명한 후 인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미륵불이 인간세계에 내려왔을 때 미륵불을 친견하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자 미륵불은 “비구여, 내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 나를 직접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위대한 웨산다라 자타카를 하루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한다고 전하세요. 만일 이들이 수많은 등불과 연꽃과 수련과 만다라 등의 꽃과 만장, 일산, 깃발, 마차들을 보시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면, 그들은 내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 나의 앞에서 출가하고 지혜를 얻어 아라한과를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즉 보시를 통해 공덕을 쌓는 것과 함께 자타카를 낭송하고 보존하는 것이 미래에 미륵불을 친견하여 열반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제시된 것이다. 

태국북부지역의 재가불자들은 웨산다라 자타카를 하루 종일 듣고 보시를 많이 하는 것이 손쉽게 열반을 성취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까지도 람푼(Lam phun)의 와프라타 하리푼차이(Wat Phrathat Haripunchai) 등과 같은 대형사찰에서는 웨산다라 자타카가 하루 종일 낭송되고 있고 수없이 많은 웨산다라 자타카의 필사본들이 프라말라이 설화와 함께 제작되어 유통되고 있다. 이는 아미타불을 끊임없이 염송하고 ‘법화경’을 필사하고 암송한 사람은 죽은 후에 서방 극락정토에 태어나 그곳에서 열반을 성취한다는 정토사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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