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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축총림 차기 방장 이번엔 원만히 추대될까

  • 교계
  • 입력 2017.02.28 18:27
  • 수정 2017.03.02 14:50
  • 댓글 5

영축총림, 3월15일 산중총회
원명·월파·성파·현문 스님 거론
문중 이해관계 얽혀 난항 예상
‘방장추대’ 문제 장기화 될 듯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원명 스님의 임기만료가 3월말로 다가오면서 누가 차기 방장으로 추대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영축총림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총림 내부에서 문중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는 3월15일 산중총회를 열어 차기 방장추대의 건을 논의한다. 현재까지 총림 안팎의 하마평을 종합하면 후임 방장으로 조계종 원로의원 월파․성파 스님과 전 통도사 주지 현문 스님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 ‘방장의 임기는 10년 단임으로 한다’는 종법개정 이전 영축총림 방장에 추대된 원명 스님의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문중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단일후보로 조율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영축총림 차기방장 추대문제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림법에 따르면 방장은 선·교·율을 겸비한 승랍 40년 이상 20안거 이상을 성만한 본분종사(本分宗師)로 총림을 대표하며 총림대중의 수행을 지도하고, 총림 주지추천권 등이 부여된다. 따라서 방장추대는 사실상 총림의 ‘정신적 스승’을 모시는 일로 가장 신성시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영축총림은 문중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번번이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영축총림의 양대 문중으로 꼽히는 노천문도회(월하 스님 계열)와 극락문도회(경봉 스님 계열)는 방장추대와 주지추천 문제로 대립하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2003년 12월 초대 방장 월하 스님이 입적한 이후 노천․극락문도회는 후임방장 추대 문제를 두고 본격적으로 대립했다. 2004년 2월 노천문도회가 영축총림 임회에서 노천문도회장 초우 스님을 추천하자, 극락문도회 측은 극렬히 반발했다. 특히 극락문도회 소속 스님들이 주축이 된 ‘통도사 젊은승가회’ 등은 “방장은 산중총회에서 추천한다는 총림법을 어겼고, 초우 스님은 20안거 이상을 성만하도록 한 방장 자격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방장후보 추천 철회를 요구했다.

또 전국선원수좌회도 성명을 내고 “중앙종회가 통도사 방장인준을 유예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중앙종회는 ‘영축총림 방장 추대 인준안’을 유예했고, 이후 3년여간 영축총림은 방장 추대문제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결국 초우 스님이 방장후보에서 자진사퇴하고, 노천․극락문도회가 차기 방장으로 극락문도회의 원명 스님을 추천하기로 합의하면서 갈등은 일시적으로 봉합됐다.

이후 영축총림은 2011년과 2015년 주지추천 문제를 두고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특히 노천문도회는 2011년 방장스님이 대중들의 뜻에 반해 자신의 사제인 원산 스님을 주지로 추천했다는 이유로, 2015년 노천문도회가 추천한 스님을 배제하고 범극락문도회로 분류되는 영배 스님(경하문도회)을 주지로 추천한 것과 관련해 방장 원명 스님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2015년 주지추천 과정에서 발생한 내홍은 노천문도회의 내분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당시 영축총림 내부에서는 ‘차기 주지는 노천문도회에서 추천하는 스님이 맡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방장 원명 스님도 “노천문도회가 후보단일화를 이끌어 낼 경우 그대로 추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천문도회의 대표격인 성파․현문 스님 측은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결국 방장 원명 스님이 예상과 달리 영배 스님을 추천하면서 노천문도회는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차기방장 추대문제도 결국 노천문도회의 내부 조율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월파·성파·현문 스님 모두 노천문도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주지추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의 골이 깊은 데다 문중 내부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쉽게 조율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방장추대 방식을 결정할 산중총회 의장을 맡는 현 주지 영배 스님 역시 후보간 합의를 우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영배 스님은 교구 혼란을 이유로 지난 2015년 해인사가 산중총회에서 투표를 진행해 다수득표자를 방장후보로 추대했던 방식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영축총림 방장추대 문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영축총림은 원명 스님의 임기종료와 함께 총림법에 따라 총림 수좌인 성파 스님의 방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방장이 위촉하는 수좌는 따로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방장 임기종료와 함께 수좌의 임기도 만료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영축총림 내부에서는 방장 추천 규정이 모호한 종법 개정을 중앙종회에 청원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영축총림 한 스님은 “산중총회법에서 방장후보자 선출은 산중고유의 방식으로 한다고만 규정돼 있어 합의를 이유로 방장 추천을 미룰 경우 장기간 방장유고 사태 등 총림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최대한 합의를 통해 방장스님을 모시는 절차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합의가 안 될 경우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축총림 차기 방장 추대를 위한 산중총회가 다가오면서 종단 안팎에서 총림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칫 방장 추대문제를 두고 문중 내부에서 극심한 파열음이 발생한다면 영축총림을 넘어 종단 전체의 위상도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중내부의 조율을 통해 여법하게 방장을 추대해야 한다는 게 종단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82호 / 2017년 3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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