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7일, 유고작 간담회
일기, 유작 시 등 담겨
박근혜 정권 퇴진과 일체민중의 행복을 발원하며 소신공양한 정원 스님의 유고작이 발간됐다.
정원 스님 추모기념 사업회는 3월7일 서울 광화문 정원 스님 분향소에서 유고작 ‘일체민중이 행복한 그날까지’ 출판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원 스님의 속가 동생인 서상원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스님은 평소 정의사회 구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불교의 사회참여와 역할을 강조했다”며 “민중과 아픔을 함께했던 스님이 영웅이 되기보다 광화문의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되어 민중 속에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출판했다”고 말했다.
유고작은 정원 스님이 SNS계정에 남긴 글과 스님의 일기, 기존에 출간된 스님의 시집에서 발췌한 시로 엮어져 있다. 특히, 스님이 소신공양을 결심하기까지의 고뇌와 그것을 극복하고 만중생의 안락을 발원하는 장면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가는 데 아무런 회한이 없다. 세상을 향해 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이렇게 뜨거운 사랑만 남겨놓고 떠나간다. 권력, 더러운 명예에 찌들은 인생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정원 스님 유언)
‘소신공양은 오늘 새벽으로 정했다가 미뤘다.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일 기도 끝에 불을 당기리라. 많은 고민을 했다. 생이라는 것이 이렇게 집요한 건지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2016년11월27일 일기)
서 교수는 “정원 스님의 육신은 떠났지만 스님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고 역사에 교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실패한 대통령, 거꾸로 가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의 무리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 스님 추모사업회는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출판 수익금을 양심수 영치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정원 스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됐던 올 1월7일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에 참석해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라는 유지를 남기고 분신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83호 / 2017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