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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문 송광사 목우가풍 선양[br]다선일향의 삶 보여준 시대 거장

  • 불서
  • 입력 2017.03.13 17:11
  • 수정 2017.03.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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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차향기’ / 현봉 스님 편저/도서출판 송광사

▲ ‘솔바람 차향기’ / 현봉 스님 편저/도서출판 송광사
사람이 문명을 일구고 발전시키는 것은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조들의 경험을 미리 배우고 그 토대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탔기 때문에 더욱 멀리 볼 수 있었다”는 뉴턴의 말도 이런 의미였을 것이다.

송광사에 보통학교 세운 후
불교·한문 가르쳐 후학 양성
스님들 현대식 학교교육 독려
조계종명 제창해 중흥 발원

한국불교의 장자종단이라 할 수 있는 조계종도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발전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시작된 불교가 이 땅에 들어와 원효 스님과 의상 스님, 의천 스님과 지눌 스님 등 위대한 거인들의 어깨를 딛고 한발씩 나아가 지금의 조계종이 가능했다. 그러나 거인에 대한 기억은 다양하다. 한국불교를 열어 간 거인들 중 불자들의 기억 속에 굳건히 뿌리내린 스님들이 있는가 하면 기억 속에서 가물거리는 스님들도 있다.

책은 우리 곁을 가장 가깝게 스쳐 지나간, 그러나 기억이 가물거리는 거인 다송자 금명보정(茶松子 錦溟寶鼎, 1861~1930) 스님에 대한 기록이다. 금명보정 스님은 학계는 물론이고 불교계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함께 살아가며 한국불교의 중흥을 위해 일신을 바쳤던 스님이다. 고종황제의 지원을 이끌어내며 불교중흥과 기울어져 가는 나라 재건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일제강점기에는 조계산 송광사에 은거하며 도제양성과 후학양성, 한국불교의 뼈대인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크게 힘썼다. 특히 현재의 조계종명은 바로 금명보정 스님에 의해 제창돼 지금 한국불교 중흥의 발판이 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얼과 한국불교를 보호하기 위한 금명보정 스님의 노력은 치열했다. 송광사에 보통학교를 세워 한문과 불교를 가르쳤고 기울어져가는 송광사에 강원을 세워 후학들을 가르쳤다. 또 스님이라 하더라도 현대학문을 배워야한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스님들의 학교교육을 독려했고 제자를 일본으로 유학보내기도 했다. 특히 스님은 불교사에 대해 정통했는데 일생동안 수많은 저서를 남겨 한국불교전서에만도 12종이나 되는 책이 수록돼 있다.

▲ 다송자 금명보정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담은 첫 책이 출간됐다.

스님의 자호는 다송자(茶松子)이다. “차를 즐기는 송광사 스님”이라는 뜻으로 스님은 차인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다성(茶聖) 초의(艸衣)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을 필사본으로 남겼으며 스님의 빼어난 차시 80여 편은 지금도 차인들이 가슴을 울리고 있다.

책은 현봉 스님이 송광사 주지 재임 때부터 모아온 문집 등에서 일부 행적을 뽑아 금명보정 스님의 행장을 중심으로 삶과 업적을 정리한 것이다. 또 1000여 편에 이르는 시와 글 중에서 차시 70편과 기문(記文) 몇 편을 골라 번역해 실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유리원판 사진에서 금명보정 스님과 관련된 사진들을 발굴해 실은 점도 돋보인다. 현봉 스님은 “평생을 조계산문 송광사의 종통과 보조 국사의 목우가풍을 선양하며 일상 속에서 다선일향(茶禪一香)의 삶을 살았기에 책 이름을 ‘솔바람 차향기’라고 했다”고 밝혔다. 책의 편집이 훌륭하거나 뛰어나지는 않다. 그러나 고졸한 편집 속에서 금명보정 스님의 아름다웠던 삶의 향기가 녹차처럼 맑고 담박하다. 3만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383호 / 2017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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