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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 황순일의 원전 자타카
10. 니그로다미가 자타카 ①임신한 암사슴 위해 목숨 내놓다
황순일 교수  |  sihwang@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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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4  13: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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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바르후트(Bharhut) 불탑 니그로다미가 자타카(Nigrodhamiga J?taka) 기원전 1세기.

자타카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부처님의 덕성은 자기희생이다. 이때 부처님의 자기희생에는 어떠한 조건도 없고 어떠한 주저함도 없으며 모든 순간에 있어서 당당하고 지혜로우며 모든 생류들을 향한 자비심으로 가득하다. 부처님의 자기희생이 모든 생류들로 확장되어 불교의 열린 윤리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자타카로 니그로다미가 자타카(Nigrodhamiga J?taka)가 있다. 부처님께서 전생에 아름다운 황금빛 털을 갖춘 사슴으로 태어나 모든 동물들을 구한다는 이 이야기는 기원전 1세기에 건설된 바르후트(Bhar hut) 불탑으로부터 현대 동남아시아의 불교사원 벽화에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슴 우두머리가 희생 자처
다른 생명들까지도 살려내
대승 대자비 정신으로 발전


황금사슴이야기로 잘 알려진 이 이야기에서 부처님께서는 500마리의 니그로다(Nigrodha) 사슴들의 우두머리로서 500마리의 사카(S?ka) 사슴들과 함께 바라나시에서 살고 있었다. 이때 바라나시의 브라흐마다타(Brahmadatta)왕은 사슴 사냥과 사슴 고기를 즐겼다. 마을 사람들은 바라나시 주변의 모든 사슴들을 왕실정원으로 보내어 왕의 기호를 충족시켰다. 왕은 황금빛 털을 갖춘 우두머리 사슴의 목숨은 살려주고 나머지 사슴들은 하루에 1마리씩 순서를 정해 목숨을 내어 놓으라고 명령했다. 사슴들은 왕실정원에서 공포에 떨며 살았고, 하루는 니그로다 사슴무리에서 다른 하루는 사카 사슴무리에서 사슴 한 마리씩이 희생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사카 사슴무리에서 자기의 순서가 된 임신한 암사슴이 무리의 우두머리를 찾아 새 생명이 태어날 때까지 자기 순서를 뒤로 미루어달라고 부탁한다. 사카 사슴의 우두머리는 이를 거부했고, 배속의 아기를 살리고 싶었던 암사슴은 니그로다 사슴의 우두머리를 찾아가 자신의 사정을 설명한다.

임신한 암사슴의 딱한 사정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단호하게 내가 당신의 순서를 대신하겠다며 나서게 된다. 왕실 정원에 사슴을 잡기 위해 나온 주방장은 생명을 보장받은 황금사슴이 자기순서라며 나서는 것을 보고 즉시 왕에게 달려가 상황을 보고한다. 깜짝 놀란 왕이 왕실정원으로 나와 황금사슴에게 이유를 묻자 부처님께서는 임신한 암사슴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슴에게 생명을 대신 내어 놓으라고 할 수 없어서 스스로의 목숨을 내어놓기로 했다고 답한다. 황금사슴의 자기희생과 자비에 감복한 왕은 임신한 암사슴과 부처님의 목숨을 보장한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다른 사슴들의 목숨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고 왕으로부터 모든 사슴들의 목숨을 보장받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네발 동물들과 새들과 물고기들의 생명을 왕으로부터 차례로 보장받는다.

자기희생을 통해 모든 생명들을 구한 황금사슴 이야기에서 부처님은 스스로의 생명이 보장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모든 생류들이 살 수 있도록 지혜롭게 행동하고 있다. 이는 개인으로부터 전체로 확장되는 불교의 열린 윤리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기와 친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든 생류들을 차별없이 사랑하고 차별 없이 측은해하라는 대승불교의 대자대비 정신으로 발전하게 된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83호 / 2017년 3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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