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 원효암 입승 현우 스님이 3월10일 좌탈(앉은 상태로 숨을 거둠)한 상태로 원적에 들었다. 세수 67세, 법랍 43세.
현우 스님은 1951년 8월3일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전 범어사 부주지 선용 스님을 은사로 1975년 출가득도한 스님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범어사 원효암에서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의 가르침 아래 수행 정진했다. 특히 스님은 30년 넘게 원효암에서 수행정진하는 동안 한 결 같이 예불과 좌선, 운력을 병행하면서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라는 ‘백장청규’를 몸소 실천해왔다. 뒤늦게 발견된 암으로 인해 1년 동안 투병 생활을 가져야 했던 스님은 임종 전 병상에서 일어나 스스로 호흡기를 땐 채 앉은 자세로 고요히 원적에 들었다.
현우 스님의 속가 동생으로 스님과 함께 출가수행자의 길을 걸어 온 김해 길상사 주지 혜수 스님은 “범어사 산내암자인 원효암은 범어사에서 산길로만 닿을 수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선방”이라며 “이곳에서 묵묵히 방장 스님을 모시고 오직 수행자라는 한 길만 걸어 온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스님은 “병고로 인해 힘든 상황에서도 고통스러운 내색 한번 하지 않았고 예상보다 훨씬 오랜 기간 우리 곁에 머물며 자비로운 미소로 세연을 마무리하셨다”며 “이 시대의 보석이나 다름없었던 수좌”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우 스님의 49재는 3월16일 초재를 시작으로 4월27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스님이 평생 수행해 온 범어사 원효암에서 봉행된다. 막재에서는 금정총림 방장 지유 스님이 추모법어를 설한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