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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공개 속에 승속 신뢰 쌓인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03.20 11:55
  • 댓글 0

지난해 조계사, 봉은사, 보문사, 선본사 재정을 사부대중에게 공개한 조계종 총무원이 올해 4개 사찰과 함께 연주암 재정도 공개했다. 종단 직영사찰에 한한 것이지만 2015년 4월 연간 예산 30억원 이상 사찰에 대한 재정공개를 천명한 바 있는 총무원의 사찰재정 투명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찰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크게 나눠 보면 수행과 전법이다. 두 책무를 다 하려면 최소한의 재정이 필요한데, 여기에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종교의 대사회복지 역할까지 고려하면 금전적 정재는 사찰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필수요소다.

사찰 정재는 대부분 신도들의 보시에서 나온다. 조계종 사찰의 대부분은 1년 예산이 10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사찰의 존립마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절들이 부지기수다. 신도시 등의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낸 절이거나,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는 사찰 정도가 1년 예산 30억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예산 30억원 규모의 사찰들이 재정을 공개한다는 건 사실상 조계종 대표 유수 사찰이 재정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다. 다소 비약하면 ‘조계종의 재정을 공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얻는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크다고 본다.

우선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재정을 공개한다는 건 대중이 보시한 금전 일체가 삼보정재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함부로 쓰이지 않을 정재임을 알기에 스스로 보시한 단돈 1000원도 불법홍포를 위해 쓰일 것이라 대중은 믿는다. 이러한 증명과 믿음은 사찰을 운영하는 대중과 보시를 하는 대중간의 신뢰를 돈독케 할 것이다. 사찰의 민주적 운영방식을 기대케 한다. 정재의 집행 역시 공의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주지스님을 중심으로 한 승가 단독 결정, 집행의 폐쇄적 운영이 아니라, 사중의 소임자와 재가종무원, 그리고 사찰 소속의 신도단체 대표들 사이의 논의 속에 불사를 결정하고, 그에 따른 재정을 집행하는 공개적 운영시스템 작동을 기대할 수 있다.

재정 효율성도 담보할 수 있다. 현안 문제 에 따른 주먹구구식 운영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운영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승가와 재가의 교육이나 수행, 어린이 청소년 법회 지원 등의 실속 있는 불사를 계획하고 성취할 수 있고, 나아가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등의 복지 불사도 나름대로 계획하고 실현할 수 있다. 사찰재정 공개는 교계 내 사부대중은 물론 일반들로부터의 신망도 얻게 될 것이다. 그 신망을 토대로 교계를 향한 보시, 기부 문화는 더욱 더 활성화 될 것이다. 불교계가 외면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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