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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안성시불교사암연합회

나눔·소통으로 일구는 향기로운 안성 불교

▲ 지난해 9월24일 열린 안성불교사암연합회 11대 회장 해월 스님의 취임식. 지역사찰 스님들이 한 곳에 모였다.

안성 지역 어르신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공연 등 문화행사도 한몫한다. 식사를 하며 공연에 흠뻑 빠지면 흥에 겨워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무료한 일상을 깨우는 소중한 시간인 셈이다. 비용은 전액 무료다. 안성시불교사암연합회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만발공양 법석이기 때문이다. 바로 ‘나눔밥상 나·소·향’이다. 나·소·향은 ‘나눔과 소통으로 향기롭게’의 약칭이다. 말 그대로 지역 사회 내에서 나눔으로 소통해 향기로운 안성시를 만들어가겠다는 원력이 담겼다.

매월 둘째주 토요일 무료공양
‘나·소·향’ 명칭으로 3년 지속
나눔으로 지역민과 소통·교류
지역불교 활성화 과제 푸는 토대

안성시불교사암연합회(회장 해월 스님, 쌍미륵사 주지, 법상종 총무원장)는 ‘나·소·향’의 일환으로 매월 1회 지역 식당 한 곳을 위탁해 어르신들을 초청한다. 나눔 밥상을 통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작은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어르신들 중에는 형편 때문에 외식이나 문화생활을 접하기 어려운 분들도 적지 않다. 지역 내 독거 어르신과 장애인, 노숙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연합회장 해월 스님이 나눔 밥상을 운영하며 가장 염두에 두는 대목이다. 스님은 “지역민들이 하루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길 수 있는 법석을 마련하는 것이지 소외이웃이 대상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항상 식단을 단백질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는 떡 등을 준비해 둔다. 소외이웃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챙기는 작은 배려인 셈이다.

전임회장 지강 스님(칠장사)이 첫발을 내디딘 이후 3년째 지속되다보니 입소문이 나 안성 인근 지역 어르신들까지 나눔밥상을 찾는다. 평균 200여명, 많을 때는 300명까지 모인다. 지역 어르신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각종 문화 공연까지 곁들여지니 그야말로 ‘경로잔치’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사실 매월 공연을 준비하고 음식을 나누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한해 예산만 2000만원 상당. 연합회 소속 사찰 주지 스님들의 마음과 정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복지부장 선덕법사를 주축으로 한 자원봉사단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음식을 나르고 어르신들을 가족처럼 모시기에 친절하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종교단체에서 정기적으로 지역민을 위한 행사를 이어가는데 대해 지자체의 평가도 높다. 간담회 등에서 안성시장이 매번 안성시불교사암연합회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이유다. 동시에 지역민들 사이에서 불교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토대이기도 하다. 나눔밥상 참석을 위해 부모님을 식당으로 모셔오는 자식들로부터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받는 경우도 많다.

해월 스님은 올해 나눔밥상의 횟수를 월 2회로 늘리기 위한 고민도 지속하고 있다. 나눔이야말로 지역사회 내 종교의 역할이며, 이를 통해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는 종교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속 스님들의 마음을 모아 자비나눔기금과 장학금 등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금액이 많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연합회 스님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안성시불교사암연합회에 소속된 사찰은 40여곳. 종단을 넘어선 결속력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전 회장 스님들을 고문으로 모시고 재무와 교무, 호법, 사회, 문화, 홍보, 조직 등 다양한 부서에 각 종단 스님들을 고르게 분포하는 것은 이를 위한 복안이다.    

천년고찰이 많은 안성지역 불교의 옛 명성을 되찾는 일도 고민이다. 안성은 고려시대부터 불교가 융성한 지역이다. 미륵입상과 석불이 많은 것도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지역불교 활성화를 위해 불교회관 건립 등을 숙원과제로 삼고 있지만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원력이 있기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란 믿음이 있다. 나눔과 소통으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깊이 스며든 안성시불교사암연합회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안성=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화합 넘어선 결속으로 나눔·포교 활성화 도모”

안성불교사암연합회장 해월 스님

 
안성불교사암연합회장 해월<사진> 스님은 사암연합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다. 안성에 터를 둔지 23년째,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10년간 사암연합회 총무 소임을 맡았기 때문에 연합회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크다.

해월 스님은 “사암연합회장은 지역불교를 위해 일하는 봉사직”이라며 “회원 스님들의 결속과 화합을 위해 먼저 자세를 낮추고 중론에 따라 합리적으로 연합회를 이끌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사암연합회 역할에 대해서는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스님은 “지역불교를 성장시키기 위해 개별 사찰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사암연합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특히 지자체와의 협력, 지역 내 종교간 화합, 불교 위상 고취 등은 개별 사찰의 노력을 기반으로 하되 사암연합회라는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조직이 적극 나서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법상종 총무원장으로 한 종단을 이끌고 있다보니 항상 바쁘고 하루가 짧다. 그럼에도 시기를 정해 지역 사찰을 방문하고 연합회 결속을 다지기 위해 노력한다. 두루 스님들을 만나 고충이나 민원을 들으며 소통하다보면 사찰을 위한, 또 지역불교를 위한 사암연합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다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주지 스님들의 동참을 이끌어 개별사찰을 넘어선 ‘안성불교’라는 큰 법륜을 굴리겠다는 포부다.

해월 스님은 불교회관 건립의 원력도 전했다. 불교회관에 어린이집을 만들고 법당도 만들어 안성지역 불자들이 응집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삼고자 한다.

그 기반이 되는 것은 여전히 ‘나눔’이다. 나눔과 복지는 불교가 나아갈 방향이자,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소외된 중생을 보듬고 불국토를 만들어가는 핵심 토대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 존자도 ‘이타행을 실천한 자 보리를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수행자에게 이타행은 당연한 책무이지요. 스님들의 마음을 모아 지역사회를 위해 회향하다보면 언젠가 안성지역의 불교도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안성사암연합회’ 현판 앞에 선 스님의 미소에서 안성불교의 희망이 어른거린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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