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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쓰레기통 이야기-하“손해보고 양보하면 태우지 못할 쓰레기가 없습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  beop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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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17: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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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산사가 2012년 불광산 이동도서관의 발대식을 봉행하고 있다.  대만 불광산 제공

"양안 문제에서 대륙은 대만을 사랑으로 대해야 하고, 대만은 대륙에 대해서 지혜를 써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불교에서 자비를 말하는데 자비는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요?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나와 남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

“어떤 집 모녀 두 사람이 출가하겠다”고 찾아왔는데 모친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신심(信心)도 깊고 말하는 것 모두가 적합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사람의 뜻을 이루어 주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모녀가 출가하여 구법의 길을 가도록 허락하였습니다. 40세 전후의 모친은 확실히 신심이 깊고 구법의 의지가 매우 강했지만 17~8세 가량의 딸은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는데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외부로 전화를 걸고 지나치게 많은 편지왕래를 하였습니다. 불학원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었고 선생님들은 반항심을 가진 청년을 저에게 처리해 달라고 청원했습니다.

빈승 자신이 과거에 받은 교육은 때리고 욕하는 교육이었지만 이는 상등근기의 사람이어야 견뎌낼 수 있는 단련과 시험인 것으로, 오늘날 일반적인 사람들의 근기에는 때리고 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습니다.

번뇌의 쓰레기는 마음을 써서 처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거실과 주방에 있는 쓰레기는 처리하기 쉽지만 단체에 소속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생각이 있고 무명번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번뇌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하루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이 저를 찾아와서는 “원장 스님! 저의 엄마가 저에게 엄마처럼 여기에서 출가하라고 했지만 저는 출가의 성격이 아니에요. 저는 남자를 좋아하는 성격인데 이런 성격으로 어떻게 청정한 승단에서 지낼 수 있겠어요? 원장 스님께서 저의 엄마를 설득해서 제가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간곡히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바로 약속했습니다. 스무고개를 할 필요없이 이 학생은 단도직입적이고 솔직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그 어머니를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젊은 아이가 성숙되지 않은 성격으로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겠는가하는 생각에 가엽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대만 돈 5만 위안을 빌려서 그 아이에게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사회로 돌아가면 생활을 해야 하는데 우선 천천히 머리카락을 기르고 몇 개월 이후에는 정당한 직업을 찾아서 바르게 살아야 한다. 좋은 상대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기르고 살면서 더는 다른 번뇌 망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 외에도 20세 전후의 여성이 출가한지 2~3년이 되었는데 아주 규칙도 잘 지키고 바른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루 저에게 찾아와서는 “원장 스님! 저희 집에 할머니가 계시는데 연세가 70여세로 혼자 살고 계세요. 엄마가 춤을 춰서 버는 돈으로 생활을 해 왔는데 지금 40여세의 엄마가 불치병에 걸려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으니 제가 집으로 돌아가서 할머니와 함께 지내야 할 거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사회로 나가 취직을 해서 할머니와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데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저는 이 또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에 한숨이 나왔습니다.

당시 가오슝현 정부에서 노인 거주 시설을 건립해 민간에 위탁하면서 우리 불광산에서 운영하도록 하였는데 200여명의 노인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었습니다. 저는 황미화 주임을 불러 “이 청년의 모친과 할머니가 이 거주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저는 이 청년 학생에게 알려주었지만 이 학생은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서 자신이 할머니와 어머니를 돌보는 책임을 지겠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마다 각자 뜻하는 바가 다르니 비록 수행의 길에 인적 손실이 생기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인륜의 효도를 하고자 하는데 빈승도 그 학생이 다시 세속으로 돌아가서 분투하려는 것을 돕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한마디로 신도도 그렇고, 학생들도 그렇고, 모두가 많은 어려운 문제와 많은 갈등을 갖고 수시로 저를 찾아오곤 합니다. 시비를 가름하기 어려운 문제라 할지라도 그들이 저에게 던져준 번뇌의 쓰레기를 빈승은 항상 처리해야만 했습니다. 시간에 의해 갈고 닦으면서 항상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불광산 개산 초기, 적지 않은 퇴역 군인들이 불광산에서 주방, 원예, 청결, 운전 등과 같은 여러가지 일을 맡아서 했습니다. 과거 군인의 성격으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불광산 승단의 생활을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불광산 소임자들은 이렇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사문제를 저를 찾아와서 처리해 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잘 알지도 못하는 업무자를 그만두라고 말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단련이 되었고 빈승은 버려야만 하는 수많은 번뇌쓰레기에 대해서 언제나 즐겁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뒤탈이 있는 경우가 아주 적었습니다.

제자들이 세계 각처에서 홍법포교하고 있는데 공적 쌓기를 좋아하는 어떤 제자는 현지에서 도량을 세우면서 계획을 잘 세우지 않고서 사람들과 계약을 했다가 결국에는 배상을 하게 되거나 소송에 휘말리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것은 불광산을 곤란하게 만드는 ‘쓰레기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들을 도와 처리하였기에 오늘날 불광산이 세상에서 공존할 수 있게 되었고 불법을 펼치고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 평안하게 무탈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수많은 쓰레기 문제들을 도와서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렇게도 짧은 50년 세월 속에서 세계 곳곳에 불교를 펼치는 전법기지를 건립할 수 있기는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새벽 4시 반에 일찍 일어나야하는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거나, 간단한 채식으로 세끼 식사를 해야 하는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매일 줄서서 다니고 절하는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혹은 망상증과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였거나, 특히 현대인의 우울증 등 마치 재해가 일어난 듯이 불광산의 소임자들은 다들 이러한 쓰레기 문제들을 저에게 처리해 달라고 가져오곤 합니다.

또한 현재 중국과 대만 양안의 문제가 잘 풀리지 않고 있는데 이는 서로 상대방의 쓰레기를 못마땅해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양안 문제에서 대륙은 대만을 사랑으로 대해야 하고, 대만은 대륙에 대해서 지혜를 써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불교에서 자비를 말하는데 자비는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요?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나와 남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한다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쓰레기는 비록 처리하기 쉬운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던지는 변화구는 빈승이 잡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회에서 빈승이 설사 출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입세간의 사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의 포수가 되기로 한 이상, 수많은 변화구를 잘 받아내고 처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위 변화구라 함은 각 당파와 각 지역의 계파 간 갈등을 말하고 각종 탐욕과 무명을 말하며 갖가지 오만과 욕심을 말하는 것으로, 일일이 예를 들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쓰레기통 속의 쓰레기는 태워버릴 줄 알아야 하며 일부 변화구도 받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 불교의 포수는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잘 잡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많은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 빈승에게 별다른 수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남을 위해서 생각할 수 있고 복잡한 문제를 간단하게 만들고 자기 스스로 손해 보고자 한다면 결국에는 해결하지 못할 쓰레기 문제는 없다고 말하곤 합니다.

빈승은 평생을 살아오면서 안빈낙도(安貧樂道)를 항상 생각했고 옳고 그름에 관한 시비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집안을 청소하고 바닥도 쓸고 창문도 닦고 쓰레기를 내다버렸던 생각이 간혹 나면서 단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남을 돕는 것은 즐거움의 근본인데 다른 사람의 마음속 쓰레기를 청소해주는 것을 원망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빈승이 일생에 걸쳐 처리한 쓰레기 문제가 어디 백(百), 천(千) 가지 뿐이겠습니까? 당일현(唐一玄 : 1892~1988, 저명한 불학자) 선생께서 ‘거중약경(擧重若輕 : 무거운 것을 간단하게 처리한다. 역자 주)이라면서 저를 찬탄해주셨는데 덕망이 높은 장자의 이러한 평가에 빈승도 마음속으로 흡족했습니다. 빈승이 이 글을 쓰니 발표 후에 각계의 반응이 다를 것에 대해 많은 제자들이 걱정했습니다. 제가 이에 개의치 않음은 “바른 사람이 비뚤어진 말을 하더라도 그 비뚤어진 말도 바르게 되지만 삿된 사람은 정법을 말하더라도 정법도 삿되게 한다(正人說邪法 邪法也成正 邪人說正法 正法也成邪)”고 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지 간에 빈승은 그런 시선에 대해 그리 개의치 않고 나아갈 것입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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