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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삶을 다독이는 경전 속 가르침[br]스님 일상과 만나 꽃향기로 다가오다

  • 불서
  • 입력 2017.03.27 16:47
  • 댓글 0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을 때 힘이 되는 말’ / 범수 스님 지음 / 담앤북스

▲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을 때 힘이 되는 말’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아.”

누구나 한 번 쯤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며 넋두리처럼 내뱉어 봄 직한 말이다. 이렇게 사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라 하더라도 기적처럼 다시 힘과 용기를 주는 말들도 있다. 사람마다 다를 수도, 같을 수도 있지만 정작 그 말조차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여러 스님들과 공부가 깊은 불자들은 ‘부처님 말씀’이 담긴 경전을 건넨다. 팔만사천 경전의 바다는 중생의 삶 어느 순간이라도 적용이 가능하고 지혜의 해법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경전이 아무리 좋다 한들 정작 망망대해 같은 경전의 바다에서 어떤 경전, 어떤 구절을 건져 올려야 할까. 경전이 마치 바다의 어둠 속 진주와 같이 느껴져서 건져 올릴 힘조차 없는 이들을 위해 한 스님이 미소 지으며 책 한 권을 건넸다. “손닿는 어느 페이지라도 펼쳐 읽어보면 모든 글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만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금정총림 범어사 교무국장 범수<사진> 스님. 스님은 3월22일 부산 북카페 ‘담’에서 ‘사는 게 내 맘 같지 않을 때 힘이 되는 말’을 세간에 내놓은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님은 영천 은해사 교무국장, 군위 신흥암 주지, 마산 광산사 주지를 거쳐 금정총림 범어사 교무국장 소임을 맡은 지금까지 대중 포교에 지극한 관심을 이어왔다. 특히 그동안 불교계 안팎의 여러 언론사 지면을 통해 꾸준히 글을 써왔다. 책은 그 중 47편을 가려 엮었다.

무엇보다 스님의 책은 단순한 수필집이 아니다. 오히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교리서에 가깝다. 스님이 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한 일화들을 신, 해, 행, 증 네 가지 주제로 엮고, 글 마다 경전의 한 구절을 담았다. 덕분에 초심 불자들이나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전들은 물론 어렵고 딱딱하게 여겨지는 논서들까지 쉽고 편하게 읽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초심불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쓴 글”이라고 하지만 일반인이 읽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경전은 스님의 글을 통해 책장의 장식용이 아닌, 바로 손을 뻗어 꺼내 읽고 싶은 필독서가 된다.

“상근기들이야 부처님 말씀과 이심전심했다는 표현으로 주위를 세 바퀴 돌거나 절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번뇌만 하나 더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이 어떤 분이신지, 또 부처님 말씀의 내용이나 관점을 모르는 사람에게 느닷없이 ‘삶은 고통이다’하면, 그 말을 들은 상대가 ‘예’ 하면서 순순히 받아들일까, 아니면 ‘힘들지만 즐거움도 있어서 그럭저럭 살 만한데 왜 고통이라고 하지?’라고 되물을까.”

 
책의 곳곳에는 스님의 일상에서 만나 감흥을 받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마산에서 양양 낙산사 홍련암까지 도보 정진한 일화 등도 담담하게 실렸다. 읽어 내려가다 보면 산새 속삭이는 햇살 가득한 암자에서 차 한 잔 마시는 듯 상쾌함이 전해진다. 또 때로는 금정총림의 가풍이 면면히 흐르는 고찰의 묵직함도 실렸다. 그래서 근심어린 생각들이 자리했던 곳에서는 어느새 잔잔한 미소가 봄꽃처럼 피어난다. 그 꽃향기 속에 부처님 가르침이 있음을 저자의 당부를 통해 다시 새긴다.

“중생심으로는 자신을 비춰 볼 만한 대상을 찾고 인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염라대왕의 업경대 앞에서도 당당하려면 더더욱 부처님 말씀으로 자신을 비춰야 한다. 그렇다면 많은 경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 두 권만이라도 늘 가까이 하면 좋을 것 같다. 먼저 ‘법구경’으로는 바른 견해를, ‘백유경’으로는 어리석음을 비춰 보는 것이다.” 1만4000원.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85호 / 2017년 3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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