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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이 추천한 옛 선지식들 어록

  • 불서
  • 입력 2017.03.27 16:49
  • 수정 2017.03.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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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묻는 이에게- 천목중봉 스님의 산방야화’
‘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천목중봉 스님의 동어서화’
원택 스님 감역 / 장경각

▲ ‘선을 묻는 이에게- 천목중봉 스님의 산방야화’ / ‘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천목중봉 스님의 동어서화’
“깨달았다 하더라도 오랜 세월 쌓인 무명의 미세한 염습이 아직 보고 듣고 하는 데에 남아 있습니다. 한순간에 그것이 다 없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실천수행이 없어서는 안 될 듯합니다.”

“마음 밖에 법이 없고, 법 밖에 마음이 없습니다. 만일 조금이라도 정습이 남아 있다면 이것은 깨달음이 뚜렷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깨달음이 뚜렷하지 못하면 반드시 뚜렷하지 못한 자취를 쓸어버리고 평생을 바쳐서라도 확철대오해야 합니다. 혹 누가 다 깨우치지 못했으므로 실천 수행을 더 하여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마치 불쏘시개로 불을 끄려다 불길을 더 일어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천 수행할 것이 없다는 말씀입니까?”
“이것은 미리부터 실천할 것이 있느니 없느니 하면서 스스로 미혹에 빠질 필요 없다는 말이니, 정신 차려 들으십시오. 부지런히 자신을 채찍질하여 깨달음이 밑바닥까지 도달하고, 그렇게 해서 번뇌를 훌쩍 벗어나야만 실천 수행할 것이 있는지 없는지 저절로 알 수 있습니다.”

‘깨달은 뒤에도 점수할 필요가 있는가’를 묻는 학인의 물음에 고봉원묘의 제자 천목중봉은 이렇게 답했다. 돈오돈수와 돈오점수를 놓고 시시때때로 시비를 가리는 논쟁이 일어나는 오늘날 한국불교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근현대 한국불교에서 강력하게 돈오돈수를 주장해온 성철 스님은 후학들이 그 참고서로 삼을 만한 옛 선지식들의 가르침이 담긴 어록이 무엇인가를 묻자, 천목중봉의 가르침이 담긴 ‘산방야화’와 ‘동어서화’를 추천했다. 그 두 권의 책이 ‘선림고경총서’ 절판 10년 만에 ‘선을 묻는 이에게- 천목중봉 스님의 산방야화’ ‘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천목중봉 스님의 동어서화’로 재탄생했다.

▲ 선의 대중화를 고민했던 성철 스님은 후학들이 지남으로 삼을 만한 옛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담은 어록을 추천했다. 그 가운데 15권이 ‘성철 스님이 가려 뽑은 한글 선어록’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선의 대중화를 염원했던 성철 스님의 유지와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원택 스님은 이 두 권을 시작으로 ‘성철 스님이 가려 뽑은 한글 선어록 15권 시리즈’를 발간할 계획이다. 원택 스님은 “한글세대를 염두에 두고 ‘선림고경총서’ 37권 중에서 가장 요긴한 선어록을 골라 ‘성철 스님이 가려 뽑은 한글 선어록’이라 이름하여 15권을 출판할 계획”이라고 이번 시리즈 발간 배경을 밝혔다.

‘선을 묻는 이에게-천목중봉 스님의 산방야화’는 ‘선림고경총서’ 중 ‘산방야화’를 한글로 풀어냈다. 천목중봉은 남송 말에서 원나라 초기 활동한 선승으로, 24세에 천목산 사자원에서 고봉원묘를 참례하고 이듬해 구족계를 받은 후 수행을 통해 확철대오, 돈오무심을 종으로 삼아 견성성불을 드날려 강남의 고불로 칭송받았다. 1323년 입적한 뒤 북정자적 스님에 의해 유저로 ‘천목중봉화상광록’ 30권이 편집됐으며, ‘산방야화’는 이 ‘광록’의 제11권이다.

‘산방야화’는 대부분 대화체로 구성됐고 참선하는 납자들이 실제 수행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돈오돈수 입장에서 설명했다. 또 깨달음 문제에서 사찰 살림살이에 이르기까지 밀도 있게 풀어놓았다. 책은 ‘교외별전의 참뜻이 무엇인가’ ‘언어나 문자로도 견성할 수 있나’ ‘공안의 뜻과 그 기능은 무엇인가’ ‘수행을 하면 깨달을 수 있나’ ‘선사들도 계율을 지켜야 하나’와 같은 수행 관련 문답은 물론, ‘주지의 소임은 무엇인가’ ‘명예욕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찰 살림살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와 같은 사찰 운영과 같은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반면 ‘선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 천목중봉 스님의 동어서화’는 설명체로 구성됐다. ‘산방야화’에 대한 오해가 많아 그것을 해명하기 위해 내놓은 책이다. 여기서는 또 유생들의 불교 비난에 대해서도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비판한다. 특히 ‘원각경’을 소재로 한 법문에서는 교학에 대한 깊이를 짐작케 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음이 부처라는 말의 참뜻은 무엇인가’ ‘근본적인 수행의 태도는 무엇인가’ ‘불교 비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올바른 정진의 태도는 어떤 것인가’등 공부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세세히 답한 내용이 담겨있다.

성철 스님이 돈오돈수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옛 선지식들의 가르침으로 가장 먼저 추천한 두 권의 천목중봉 스님 어록을 통해 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수행의 방향도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각권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5호 / 2017년 3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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