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철 스님이 우리사회에 남긴 다섯가지 가르침

  • 교계
  • 입력 2017.03.29 08:22
  • 수정 2018.04.13 17:09
  • 댓글 3

김택근 본지 고문, 3월29일 불교포럼서 강연

 김택근 법보신문 고문은 3월29일 서울 엠버서더호텔에서 열린 제23차 불교포럼에서 ‘성철 스님이 남긴 가르침’을 주제로 강연했다.
성철 스님이 우리사회에 남긴 드높은 가르침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불자들의 삶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봉암사 결사 70주년, 백일법문 설파 50주년을 맞아 더욱 뜻 깊은 올해 ‘성철평전(모과나무)’ 저자 김택근 전 경향신문 편집장이자 본지 고문이 성철 스님의 법문과 일화를 통해 그 가르침을 되짚었다.
 
김택근 법보신문 고문은 3월29일 서울 엠버서더호텔에서 열린 제23차 불교포럼에서 ‘성철 스님이 남긴 가르침’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고문은 이날 강연에서 성철 스님의 삶의 궤적을 되짚고 그 속에 담긴 가르침을 풀어냈다. 그는 성철 스님의 생애를 일컬어 “깨닫고 그 깨달음을 나눠주고 마침내 깨달음 속에 녹아든 삶”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고문은 스님의 가르침을 크게 △부처님 법대로 살자 △삼천배 △돈오돈수 △자기를 바로 보자 △남을 위해 기도하고 남 모르게 남을 돕는다 등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이는 한국불교의 정수를 관통하는 가르침이자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택근 법보신문 고문.
특히 김 고문은 성철 스님이 주도한 봉암사 결사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봉암사 결사가 불교계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했다”며 “한국불교는 봉암사 결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했다. 김 고문에 따르면 당시 성철 스님은 법당에서 불교가 아닌 것은 모두 추방하고 오직 부처님과 그 제자들만 모셨다. 송광사에 보관 중이던 보조국사의 장삼을 그대로 본따 가사와 장삼을 새롭게 정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진 가사의 형태로 정착했다. 백장 스님의 청규 정신을 이어받아 하루 일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는 ‘일일부작 일일부식’을 실천했으며, 조선시대 이후 단절된 보살계 수계식을 되살리고 스님에겐 삼배를 하도록 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바닥으로 추락한 스님의 위상을 재건했다. 이 모든 것을 담은 공주규약은 오래된 법이었지만 한국불교에는 일본 제국주의에 물든 왜색을 물리친 새로운 길이었다는 평가다.
 
성철 스님은 ‘삼천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부처님을 뵈려면 절은 삼천번은 해야 한다는 의미로, 천제굴에 있을 때부터 삼천배를 시켰다. 그 삼천배가 이제 불교의 유산이 됐다고 김택근 고문은 설명했다. 김 고문은 “절은 자기자신에게 하는 것으로, 삼천배를 통해 교만과 위선이 빠져나간 자리에 자신의 모습이 비춰진다”며 “삼천배를 하면 이웃과 생명이 보인다. 생명이 귀하고 그 귀한 생명에 경의를 표하게 되며 참회와 환희와 고마움의 눈물을 쏟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고문은 삼천배를 일컬어 ‘위대한 참회’라고 칭했다.
 
 
당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왔던 ‘돈오돈수론’에 대해서는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김 고문은 “이 대목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며 “치열한 공부를 통해 이해하는 차원에는 다다르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성철 스님의 논리에 대한 방향성과 가닥은 잡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성철 스님이 돈오돈수론을 주장한 배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추적한 결과, 돈오돈수론은 바로 스님들을 경책하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지눌 스님이 당시 선과 교를 아우르기 위해돈오점수론을 주장했던 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김 고문은 돈점논쟁을 일컬어 “1600년 한국불교사에 그 자체로 청량한 바람”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도 종통을 두고 사상적 제동을 건 사람이 없었기에 그 선사상은 종조와 선맥에 대해 성찰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제 보조사상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돈오돈수에 대한 검증은 피할 수 없게 됐으니, 깨달음의 기준을 성찰하게 만든 하나의 사건이었다는 것이다.
 
김택근 고문은 “성철 스님은 내 안의 보물창고는 결국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핵심은 ‘마음을 본래 모습대로 닦으면 그것이 곧 부처’라는 것이었고 이를 닦는 방법이 바로 참선이었다. 스님은 그 치열한 정진 속에서도 한국불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기에 우리 불자들을 위한 숱한 가르침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고문은 '성철평전'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성철 스님이 아니라 이름이 성철인 부처님의 삶을 담았다고 생각한다”며 “일개 서생이 고승의 생을 옯긴다는 것은 반딧불로 수미산을 태우려는 어리석음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년 6개월 간 법보신문에 성철평전을 연재하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미진한 부분이 있어 부끄럽다”며 “공덕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감히 회향이라는 말을 쓰지 못한다”고 자신을 낮췄다. 이어 성철평전 연재 및 책 출간을 이끈 법보신문과 모과나무에도 감사를 전했다.
 
강연은 열띤 호응 속에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담백하고 깊이 있는 강연에 감사한다"며 최근 신도수 급감으로 대변되는 한국불교 위기에 대해 물었다. 김 고문은 "옛 선사들은 춥고 배고픈 가운데 성성한 선기로 치열하게 정진해 깨달음을 구했고 대중을 일깨웠다"며 "풍요의 시대, 선방 음식이 옛날과 다르고 선승이 적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곧 절집에서도 '가난'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시대에 여전히 큰스님들의 가르침이 살아있다"며 "이를 따라 자신을 바로보고자 하는 불자들이 있다면 신도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불교포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주요 내빈 스님들과 주호영 정각회장,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택근 고문은 동국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 문화부장과 종합편집장, 경향닷컴 사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대중 평전' '강아지똥별-권정생 이야기' '성철 평전'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