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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수행과 깨달음의 즐거움

  • 불서
  • 입력 2017.04.03 15:51
  • 수정 2017.04.0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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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이 좋은날2’ / 채지충 지음·정광훈 옮김 / 느낌이 있는 책

▲ ‘매일 매일이 좋은날2’
“업을 밭으로 삼고, 마음을 씨앗으로 삼아, 무명의 땅에 탐욕의 비를 내리고, 자아의 물을 댄다. 그래서 옳지 않은 견해가 날로 자라나, 결국 미혹의 몸이 만들어진다. 슬픔과 고통, 번뇌와 미망으로 가득한 이 세계는 우리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한 승려가 석두희천 선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해탈입니까?’ 선사가 되물었다. ‘누가 당신을 속박하오?’ 승려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해 계속해서 물었다. ‘무엇이 정토입니까?’ 희천선사가 반문했다. ‘누가 당신을 더럽게 했소?’ 승려가 또 물었다. ‘무엇이 열반입니까?’ 희천선사가 답했다. ‘누가 삶과 죽음을 당신에게 주었소?’”

마음을 놓아버리고 깨달음에 머무는 선사들의 가르침이다. 단순해 보이는 이 대화를 일상의 시각으로 보면 자칫 동문서답처럼 보일 수 있으나, 깨달음의 정수를 담고 있는 선문답은 수행자를 바른 길로 안내하는 이정표나 다름없다. 다만, 선지식과 대화를 나누고도 그 가르침을 알아듣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 미혹에 빠져 허우적거릴 뿐이다.

임제, 조주, 도겸, 운문 등 선지식들의 선문답과 설법을 그림으로 옮겨 ‘매일 매일 좋은날’로 펴냈던 대만 만화가 채지충이 그 두 번째 책 ‘매일 매일 좋은날 2’를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중국 고전을 해학적이고 쉽게 풀어내 중화권 만화의 위상을 끌어올렸던 채지충은 철학과 역사를 넘나들며 쌓은 깊은 지식과 영성을 근간으로 이 책에서 심오한 선의 세계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 채지충 作. ‘나는 누구인가?’

책에 실린 선화는 단순히 불교적 이미지를 넘어 유머와 해학을 담고 있다. 또한 1권이 태어남과 죽음 등 인간 삶에 대한 통찰을 다룬데 반해, 2권에서는 수행과 깨달음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다가서며 독자들을 선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어느 날 공공존자가 깊은 사색에 빠져있을 때, 한 추종자가 와서 말했다. ‘저는 공공존자를 찾으러 왔습니다.’ 공공존자가 말했다. ‘저도 공공존자를 찾고 있습니다만, 찾은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찾지 못하였습니다.’”

옛 선사들의 가르침을 옮긴 채지충의 선화는 수행과 깨달음의 즐거움을 새삼 느끼게 하는 것은 물론, ‘나는 누구인가?’를 화두 삼은 모든 이들에게 또 다른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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