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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당안지(我當安之)

대통령 선거 앞둔 바른 안목

5월3일은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이다. 불기는 부처님이 입멸하신 날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이 땅에 사셨던 80년을 불기에 더하면 지금으로부터 2641년 전 부처님은 이땅에 오셨다.

경전에 따르면 부처님은 태어나자 마자 사방을 일곱걸음 걸은 뒤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 유명한 탄생게(誕生偈)다.

방금 태어난 아기가 걸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말을 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믿기 어렵다. 그러나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의미, 그리고 부처님께서 평생에 걸쳐 하셨던 일에 관한 상징적인 표현이다.

일곱걸음은 지옥, 아귀, 축생, 수리, 인간, 천상이라는 육도윤회를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모든 업을 여의고 해탈했다는 뜻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천상계와 인간계를 통 털어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라는 의미다. 여기서 나는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 자신이기도 하고 불성(佛性)을 지닌 중생이기도 하다. 특히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불교의 가치, 불교 지향점의 선언이다. 세상에 괴로움이 가득하니, 이를 마땅히 편안케 하겠다는 위대한 서원이다.

그래서 탄생게는 스스로 불성을 가진 존귀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세상의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보살행을 하겠다는 ‘불자선언’이기도 하다.

올해 5월9일은 대통령 선거가 있다. 부처님오신날 6일 뒤다. 대통령의 파면 이후 60일 이내에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규정에 따라 급하게 치르는 선거이기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탄생게는 대통령 선거를 앞 둔 국민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가르침이다. 스스로 존귀함을 알아 국민으로서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에게 권한을 위임한 진짜 주권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를 고통스럽게 짓누르고 있는 양극화와 청년실업문제, 비정규직 문제, 각종 적폐들을 청산할 지혜로운 후보를 뽑아 마땅히 세상을 편안케 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 선거를 앞둔 국민들이 가져야 할 보살의 마음이며 ‘아당안지’의 바른 실천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387 / 2017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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