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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교육원 교육팀장-하

통일의병으로 불자의 삶 회향

대학을 졸업해서도 불연은 계속 이어졌다. 대한불교신문사에서 사람을 구했다. 당시 대표가 혜총 스님이다. 6개월 정도 기자생활을 했다. 그러다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포교원이 매월 간행하는 ‘법회와 설법’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것이다. 포교연구실서 포교 청사진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들어진 월간지였다.

재가종무원으로 20년째 근무
‘금강경’ 제법무아 실천 발원

‘법회와 설법’은 매달 설법문안 3가지와 특별법회 진행 매뉴얼, 각종 발원문 등 포교에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웹진 법회와 설법’으로 전환됐고, 이후 ‘개방형 이북(e-book)’ 형태로 ‘법회와 설법’을 무료로 보급 중이다. 하지만 1995년 초창기 ‘법회와 설법’에는 많은 손이 필요했다.

고민했다. 기자로서 관찰자 입장에 머무느냐, 뭔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 내 선택은 기자생활을 그만두는 것이었다. 직접 참여하는 게 종단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1996년 3월 포교연구실 ‘법회와 설법’ 실무담당자로 포교원에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결합했다. 그해 연말 종무원 채용공고가 났고, 정직으로 전환됐다. 그렇게 불자로서 종무원으로서 삶이 시작됐고, 올해 꼭 20년째다.

세 번째 인생의 전환점이 다가왔다. 전주 룸비니 고등학교 불교학생회 지회인 반야회, 5·3인천사태를 거쳐 평화재단 리더십아카데미를 수강했다. 사회부 팀장시절, 이명박 정권 때였다. 남북 경색국면이 장기화 됐고, 분단된 민족의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다.

사실 불교는 한반도 역사에 닥친 국난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서산대사가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켰듯, 불교의  역할은 중요하다. 통일의병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동참 중이다. 고양 파주 통일의병지부에 참여하며 1달에 한 번 독서토론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무원으로서 자긍심도 갖고 있다. 재가종무원들이 승가교육, 승려노후복지, 사찰운영 등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 한 축을 담당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한편으로는 종단이 사회참여 영역을 넓혔으면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교육을 지향하듯 사회와 역사라는 흐름 속에 불교의 역할을 찾아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백년대계본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 2013년 금강산 신계사 낙성 기념법회 후 일감 스님과 함께.

지금까지 불자로서, 종무원으로서 삶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 없다. 종무에 충실하면서도 개인신행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일 붙잡고 있진 못하지만 ‘이뭣고’ 화두를 잡는다. 출퇴근 시간이나 잠들기 전, 절할 때마다 사유한다. 참회진언을 하고 ‘이 몸을 끌고 가는 이것은 무엇이냐, 지금 나를 가져가는 이것은 무엇이냐’를 붙든다.

경전 공부도 한다. 조계종 소의경전이라는 사실을 떠나 개인적으로 ‘금강경’을 본다. 제법무아를 가장 핵심적으로 말하고 있어서다. 연기적인 세상 속에 ‘나’라는 집착이 없고, 개인의 이익과 안락보다 대중에게 헌신하고 봉사해야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자비보살행 핵심근거는 ‘금강경’ 무아사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감 스님이 결사본부 사무총장 소임을 맡을 때 종무원 7명과 함께 ‘금강경’ 공부도 했다. 훗날 일감 스님이 ‘금강경을 읽는 즐거움’(민족사, 2015)을 출판했고, 무대에 올라 ‘금강경’으로 대화를 나눈 기억이 난다.

그 제법무아를 붙들고, 말년엔 고향으로 돌아가 통일시민사회운동을 하는 재가불자가 되고 싶다.

정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87 / 2017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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