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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매일을 축복으로 맞이하기

기자명 재마 스님

나도 죽는다는 사실 자각할 때 삶은 축복

지난 한 주간, 미소 짓기로 행복한 존재여행을 누리셨는지요? 이번 주는 더 기쁜 존재여행을 위해 매일을 축복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기쁨과 감사 자각하는 명상
유익한 신경전달 물질 형성
행복과 불행에 대한 느낌은
상황 보는 시각 따라 달라져

오늘 아침 잠을 깬 후 첫 마음은 어떠셨나요? 행복하거나 평온한 마음이셨나요? 아니면 걱정과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셨는지요? 여러 가지 처한 조건과 환경에 따라 갖가지 마음으로 아침을 맞으셨겠지요. 아침에 상쾌하고 잔잔한 행복을 느끼면서 깨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날 하루, 모든 인연과 배움, 성장에 감사하고, 집착과 원망 등 부정적인 감정을 흘려보낸 후, 기쁘고 고요한 마음상태로 잠자리에 들기를 권합니다. 만약 지은 공덕이 있으면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위해 회향하면 더없이 홀가분하게 잠을 잘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가볍고 기쁜 상태로 일어날 것을 선택하는 의도를 가져 보세요. 그런 의도를 갖지 않고 잠든 날보다 가볍고 기쁘게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잠에서 깬 첫 순간, 눈으로 공간을 바라볼 수 있고, 코로 숨을 쉬며 냄새 맡을 수 있고, 귀로 들려오는 소리를 감지하고, 온몸에 닿는 공기의 움직임을 감촉할 수 있음을 자각합니다. 또 척추를 일으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팔과 손, 다리와 발 등도 자각해봅니다. 그리고 인간의 몸으로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일으킵니다. 따뜻하고 온화한 기쁨이 가슴속에서 차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오늘은 어제 죽어간 누군가가 그렇게 맞이하고 싶었던 내일’임을 알아차린다면 하루가 아주 귀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하루를 귀하고 소중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언제든 내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은 삶이 당연한 것이 아닌 축복으로, 선물처럼 다가온 새날을 기쁘고 고마운 마음으로 맞아들이게 합니다.

기쁨과 감사로 자각하는 아침명상은 유익한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 행복호르몬을 만들어 내어 평안하고 안정된 생체리듬의 활력으로 상쾌한 하루를 열게 합니다. 자신의 호흡과 오감에 집중하는 깨어 있음, 살아있음으로 인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축복임을 의식하는 깨어 있음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원인과 행복이 됩니다.

80의 노인으로 7가지 이상 질병을 가지고도 재미있게 존재여행을 하는 이근후 박사님은 젊은 시절, 정신과 좁은 방에서 종일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일터의 경험을 ‘재미있게 견디기’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일만 골라 한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재미있는 쪽으로 만들어’간 것이죠. 박사님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좋은 일, 즐거운 일을 만들어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재미있게 사는 비결’이라고 했습니다.

티베트의 스승 겔세 톡메는 ‘항상 행복하다’고 노래합니다. 건강하면 몸과 말과 마음으로 선행을 위한 정진을 할 수 있어서, 인간 몸을 얻은 의미를 실현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부자라면 있는 재물로 복을 쌓는 공덕의 재료로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가난하다면 지켜야 할 부(富)가 없어서, 부의 집착 때문에 생기는 원한 갈등도 없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노래합니다. 병이 난다면 내 것이라고 집착하는 일시적인 이 몸의 발병으로 과거의 모든 악업이 소멸되기 때문에, 또 마음을 수행함으로 번뇌장애를 소멸할 수 있으므로 행복하다고 노래합니다.

일찍 죽게 된다면 좋은 씨앗을 갖춰 다음 생에도 해탈의 길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하고, 오래 산다면 오랜 수행으로 명상의 힘과 체험을 기를 수 있어서 어떤 일이 있어도 행복하다고 노래합니다.

우리가 행복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매일의 상황과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가 좌우합니다. 오늘 어떤 이와 어떤 상황을 경험하는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다’는 자각은 일상의 우물에서 축복을 길어 올리는 두레박입니다. 이번 주간도 기쁜 존재여행 하시길 빕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87 / 2017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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