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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삼비 사건과 대선후보들도덕 검증서 신상털기로 변질
대선 이후 국정운영 차질 우려
부처님 제안한 화합안 새겨야
이재형 국장  |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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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7  1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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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싸움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한쪽에서 “스페어타이어”라고 비꼬면 다른 한쪽에선 “폐타이어”라고 맞받아치고, “정권교체·적폐청산 대표선수”라고 직격탄을 날리면 “정권연장·적폐연대의 대리인”이라고 응수한다. 또 한쪽에서 조폭 및 사이비 종교 연루 의혹과 후보 부인의 대학 정교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자, 한쪽에서는 이에 뒤질세라 상대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사돈의 음주교통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퍼런 날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가장 민감한 상대 후보의 자식문제까지 속속 들춰내며 아예 끝장을 볼 태세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다가 대선 이후 국정운영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난, 갈등, 분열은 인간사회의 본래적 특성에 가깝다. 화합을 으뜸으로 여기는 승가도 예외는 아니다. 불교사에서 승단 갈등의 대표 사례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코삼비 사건이다. 부처님이 대도시였던 코삼비에 머물 때 그곳 비구들이 사소한 사건으로 다투더니 급기야는 두 패로 나뉘어 연일 시비하고 주먹다짐까지 하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부처님이 직접 나서서 여러 차례 중재하고 타일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비구들은 부처님이 개입하지 말라고 거듭 요구했고 결국 부처님은 코삼비를 떠났다. 그러자 분개한 재가불자들이 비구에 대한 예의와 보시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비구들이 탁발을 나가도 예경은커녕 음식조차 얻을 수 없었다. 승단 자체가 유지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이들은 부처님이 있는 사위성으로 찾아가 참회하고 화합을 요청했던 유명한 사건이다.

흔히 코삼비 사건은 신뢰할 수 없는 승단에 대한 재가자들의 저항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해왔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코삼비 비구들에게 일러준 6가지 화합의 방법이다. ‘사분율’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여기 기억하고 존중해야 할 6가지 화합의 방법이 있다. 이 법에 의지하여 화합하고 다투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첫째, 같은 계율을 같이 하라. 둘째, 의견을 같이 맞춰라. 셋째, 받은 공양물을 똑같이 수용하라. 넷째, 한 장소에 같이 살아라. 다섯째, 항상 자비롭게 말하라. 여섯째, 남의 뜻을 존중하라.”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같은 계율을 같이 지키라는 얘기는 누구든 법 앞에 공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견을 맞추라는 얘기는 서로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조율해나가라는 것을, 공양물을 평등하게 나누라는 얘기는 경제적인 평등을 추구하라는 것을, 같은 장소에 모여 살라는 얘기는 삶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자비롭게 말할 것과 남의 뜻을 존중하라는 것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진실함을 일컫는다고 설명한다.

   
▲ 이재형 국장
대통령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도덕적 검증은 당연하지만 신상털기식의 무책임한 비방은 깊은 상처를 남길 뿐이다. 세대와 이념, 지역간 갈등, 안보·경제 위기에서 국가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은 화합과 자비의 리더십이다. 아무리 선거과정이라도 화합과 자비를 놓치면 국민이 괴로워진다. 그리고  코삼비 재가자가들이 그랬듯 오늘날 대중들도 결국 정치인들을 거부하게 될 것이다. 대선후보들이 부처님의 금쪽같은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재형 국장 mitra@beopbo.com

 

[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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