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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두루미 다칠까 전깃줄 없애
남수연 기자  |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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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7  14: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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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부탄의 끄트머리 왕듀포드랑에 자리하고 있는 포브지카 계곡은 검은목두루미의 겨울 서식지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 6000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이 희귀새는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 되면 중국 운남성 등지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이곳 포브지카계곡을 찾아온다. 포브지카는 계곡이라고는 하지만 해발 2962m, 사방이 둘러싸고 있는 산이 병풍 같고, 넓은 초원에는 작은 시내가 흐른다. 고도가 높고 분지형태의 계곡이다 보니 겨울 추위가 매섭기로 부탄에서도 손꼽힌다.

이곳 주민들은 겨울의 시작과 함께 검은목두루미가 찾아오면 축제를 연다. 이 성스러운 새를 환영하는 축제다. 주민들은 축제를 끝낸 후 따뜻한 인근 지역으로 거처를 옮겨 이듬해 2월 중순이 지나 돌아온다. 계곡 전체를 검은목두루미에게 내어주는 것이다.

이 계곡의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더욱 특이한 점은 어디에서도 송전탑이나 전깃줄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소규모 수력발전이 잘 발달돼 있는 부탄은 전력사정이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검은목두루미 서식지인 이곳 계곡에서는 계곡의 발전소로부터 전기를 끓어오기 위한 전깃줄 대신 집집마다 태양열집열판을 이용한 소규모발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검은목두루미가 계곡을 날아다니다 혹여라도 전깃줄에 걸려 다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검은목두루미가 다친다면 그것은 새에게도, 그리고 그 새를 바라보는 주민들에게도 행복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 행복을 위해 조금 불편하고 부족하게 전기를 사용해도 괜찮다고 여긴다.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이고, 그들이 행복한 비결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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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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