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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학 승려복지회 사무국장-상

첫 직장도 불교계…남다른 불연

 
대학 졸업 후 일하게 된 첫 직장부터 조계종 종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나는 언제나 부처님의 그늘에서 살아왔다. 불교는 곧 내 삶의 지표였고 신앙이자 인생의 터전이었다.
 
종립학교 불교부서 신심 키워
대학 시절부턴 불교 활동가로

불교와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시작됐다. 어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매월 음력 초삼일에는 빠짐없이 정성스레 떡을 해 초를 켜고 기도를 하셨다. 매 순간 불제자로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일상 속 불교를 일깨워줬다.

인연인 듯 종립학교인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동대부고)로 진학하게 됐다. 마음만 불자였던 나는 불교 교화반 활동으로 불교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선배들을 따라 사찰 학생회(묘각사) 활동도 했다. 불교예절과 교리를 배우고 법회를 하며 108배·1080배 등 절을 하면서 신심을 키워 나갔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내내 전공과는 무관한 시간을 보냈다. 우연한 기회에 법륜 스님(당시 최석호 법사)이 개설한 포교원에서 실천적 불교사상 강의를 듣고 내 삶이 곧 불교로 채워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불교단체 실무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서울지역불교청년단체협의회와 대한불교청년회 간사로 활동하느라 대단히 바빴다.

석주 스님을 학장으로 모시고 만해학교 운영실무자를 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강의 기획부터 강사 섭외, 수강생 모집까지 직접 도맡았다. 수강생 모집을 위해 조계사 앞 대로에 현수막을 걸고, 골목골목마다 직접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 사찰 불교대학이 활성화되기 전이라 만해학교는 인기가많았고, 성과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 만해학교를 수강하던 몇 분은 출가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점점 내 삶을 변화시켰고 결국 불교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 직장보다는 불교기관을 찾았고 탄허불교문화재단에서 일을 하게 됐다. 탄허 스님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인이었다. 법인에서 운영하는 삼일선원에서 각성 스님을 모시고 강의와 법회를 운영하는 일을 맡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시절인연은 자연스레 닿았다.

▲ 서울 봉은사에서 판전 경판 정대불사 당시, 경판을 신도들에게 전달하는 박종학 국장.

1994년 종단 개혁으로 대규모 공채가 이뤄지면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당시 종단개혁을 통해 종단과 불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종무행정 체계화와 전산화가 대표적이다. 나는 당시 여러 동료들과 낮밤없이 일하며 종무행정 안내책자를 만들고, 매뉴얼을 만들었다. 종무행정을 체계화하고 전산화하는 기초를 다지는 작업이었다.

이와 함께 종단 차원에서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이 전개됐다. 종단과 불교의 사회적 역할 및 기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가지는 가운데 불교와 종단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졌지만, 이런 노력의 성과는 하루 아침에 처참하게 무너지기도 했다. 바로 1998년 종단사태와 1999년 종단사태로 인한 것이다. 더욱 가슴 아픈 점은 IMF사태 후 사회가 각자도생의 길을 가게 됐듯 종단과 불교도 각자도생의 문화와 풍토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함께 도모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었다.

정리=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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