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 창시 후 혁신성 인정받아
수·당대 400년간 존재한 종파
도탄 빠진 민중구제·불법전파
발원했던 삼계교 연구 총망라
삼계교는 당시 정토교와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중국불교사상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민중을 위한 혁신불교로 평가 받는다. 또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불교에 끼친 영향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탄압으로 교의 등 그 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전해지지 않았으나, 돈황 문헌 속에서 삼계교 관련 자료가 발견되고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그 존재의 흔적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삼계교 연구: 삼계교의 성립과 전개, 문헌과 사상을 중심으로’는 삼계교 연구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일본 시취경휘의 ‘삼계교 연구’를 바탕으로 서본조진이 그동안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총정리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저자 서본조진은 이 책을 ‘삼계교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오늘의 대답이라고 말한다. 저자 스스로 연구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삼계교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자의 박사 학위논문에 가필을 더한 책은 서론 및 제1장 ‘삼계교의 성립’, 제2장 ‘삼계교의 전개’, 제3장 ‘삼계교의 제 문헌’, 제4장 ‘삼계교사상의 기본 구조’, 제5장 ‘삼계교의 교단규율’ 등 전체 5장으로 구성됐다. 1장과 2장은 역사학적 연구, 3장은 문헌학적 연구, 4장은 사상연구, 5장은 종교적 실천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첫 번째 장 ‘삼계교의 성립’에서 개조 심행의 전기 자료, 삼계교 문헌자료, 묘비 등의 석각자료, 경록과 승전자료를 나눠 정리하고 그 유효성을 검토했다. 또 신행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고찰하면서 삼계교의 성립과정이 될 수 있는 역사적 배경 및 사상적 배경을 함께 살폈다. 이어 2장에서는 신행의 직제자, 그 후의 삼계교도, 삼계교의 공감자와 비판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했다. 그리고 신행 사후 국가적 탄압 상황과 원인은 물론, 격렬하게 대립했던 정토교와의 논쟁도 개괄적으로 살폈다.
그리고 3장에서는 역사적으로 존재했을 삼계교 문헌을 확인하고, 현존하는 사본과 저자가 새로 발견한 사본까지 포함해 소개했다. 이어지는 4장에서는 신행의 주요한 저작인 일본본 ‘삼계불법’, 돈황본 ‘삼계불법’ ‘대근기행법’ 등의 문헌을 중심으로 삼계교사상의 기본구조를 살폈다. 이 4장 1절에서 ‘삼계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사상적 조류를 확립한 기본 사상을 분석함으로써 삼계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 교단규율까지 살폈다.
삼계교 연구의 최대 역작으로 불리는 책은 도탄에 빠진 민중 구제와 불교의 참 가르침을 펴려 했던 신행과 삼계교의 이상을 통해 한국불교의 나아갈 바를 고민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3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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