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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겪은 크고 작은 마음 상처[br]스스로 치유하고 행복 찾는 길 안내

  • 출판
  • 입력 2017.04.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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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줄게, 헌집 다오’ / 지오 스님 지음·전미경 그림 / 쌤앤파커스

▲ ‘새집 줄게, 헌집 다오’
어린 여자 아이는 다섯 살 되던 해 아들만 있는 집에 수양딸로 보내졌다. 한겨울 차가운 개울물에서 손빨래하고, 끼니때마다 식구들 밥을 짓느라 학교는 가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겨우 초등학교에 다녔고, 중학교는 야간으로 마쳤다. 그렇게 성인이 되어 결혼했다. 그러자 양부모는 온갖 요구를 했고, 그녀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에도 거부하지 못했다. 그녀 마음에는 키워준 분들이니까 잘해드려야 한다는 나와, 잘해드리고 싶지 않은 내가 항상 갈등한다.

명상상담 전문가 지오 스님
많은 사례 들어 치유법 제시
수행자 예리한 통찰 더해져
가르침 아닌 공감 이끌어내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명상심리상담센터 ‘쉼’의 원장 지오 스님은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하기 싫어하는 본능적 나와,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무적 나입니다. 이 두 개의 자아가 서로 자기 말을 할 수 있도록 해보세요. 늘 갈등하는 두 개의 자아가 대화를 통해 통합될 수 있습니다. 즉,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내 안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는 것, 이로써 우리는 편안함에 이르게 됩니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겪은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 상처는 때론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어 자존감을 훼손하고 수많은 인간관계를 삐걱거리게 한다. 하여 일그러진 자아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픔과 갈등이 반복된다. 이처럼 내가 나를 시시때때로 아프게 한다면, 결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꼭꼭 숨겨둔 내 안의 상처를 당당하게 마주해야 하고, 미처 자라지 못한 내면의 아이를 보듬어 줄 수 있어야 비로소 치유가 가능해진다.

‘새집 줄게, 헌집 다오’는 지오 스님이 우리 이웃들의 마음 치유 사례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상처를 대면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게 되었는지 소개한다. 엄마의 정서적 협박에 시달리는 아들,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 착한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청년, 남편의 외도를 알아버린 아내,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여인, 싸움이 잦은 부부, 공황장애로 고통 받는 직장인, 남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상사 등 사연도 다양하다. 따라서 책에서 만나는 사례의 주인공들은 내 가족, 혹은 숨기고 싶은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제대로 된 치유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그냥 참으며 살아간다. 자신의 깊은 상처를 드러내거나 이미 지나간 일을 들춰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에 깊이 남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참는 것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폭발해 가족과 주변인 등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기기 일쑤다.

지오 스님은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곧장 병원에 가면서 마음이 아플 땐 왜 그냥 내버려둘까요? 상담은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것이 어떤 일이든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일어날 만한 까닭이 있어서 일어난 것이고 우리가 극복할 만한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치유의 길에 들어설 것을 당부한다.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상쾌한 마음치유의 길을 안내한 스님은 책을 통해 출가한 지 30년이 넘은 수행자로서의 깊은 통찰을 함께 보여준다. 때로는 본인이 직접 경험한 아픔과 고민 등도 마음 치유의 재료로 기꺼이 내놓으며, 독자에게 충고를 하기보다 “우리 이렇게 한번 해보자”고 다정하게 손을 내민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일방적 가르침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담전문가인 스님은 책에서 상처의 치유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힘을 스스로 찾아내 회복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때문에 그 힘을 한번 깨닫게 되면 더욱 단단해질 수 있고,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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