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 ‘된다’와 ‘안 된다’-중

“친절하면 생각지도 못한 인연공덕 만나게 됩니다”

▲ 성운대사의 ‘인간불교’를 실천해 온 국제불광회의 ‘자비심을 가진 사람’이란 주제의 나눔한마당에는 세계 각국에서 8만명이 동참한다.대만 불광산 제공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학력 때문이거나 오직 능력에 의해 일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남을 위해서 봉사하려는 마음과 주동적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반대인 경우에는 곳곳에서 벽에 부딪치니 인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

미국의 디즈니랜드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근본 원인은 그들이 서비스 정신을 매우 중시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전에 책에서 본 내용인데 한 어머니가 어린 자식을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에 가려고 했지만 어디에 있는지를 몰랐습니다. 마침 지나가는 한 직원에게 그 어머니가 부탁을 했습니다. 그 직원은 “제가 어린이를 화장실로 데려다 주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꽤 먼 거리를 다니면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무사히 일을 마치고 결국 어린이를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이 모친은 아주 부유한 사람이었기에 나중에 디즈니랜드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여 그들의 이러한 봉사정신에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제가 기억하는 일이 또 있습니다. 어느 노부인이 등산을 갔는데 비가 내렸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길가의 작은 가게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가게에 있던 젊은이가 “아주머니! 잠깐 여기서 비를 피하고 앉았다가 가셔요!”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의자를 내어 노부인이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이 부인은 물건을 사지도 않았지만 젊은이는 바지런히 돌보아 주었습니다. 비가 멈추자 어느 쪽 길로 내려가서 어디에서 차를 타야하는지도 노부인에게 상세하게 일러주었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 이 젊은이는 편지를 한 통 받게 되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젊은이로부터 친절한 배려를 체험했던 노부인이 젊은이에게 회사를 운영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노부인은 아주 부자였는데 젊은이의 주동적이고 열성적인 접대에 회사를 맡겨도 되겠다고 확신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젊은이의 친절에 관한 사연을 살펴보면, 책임을 전가하면 부자가 될 수 없으며 봉사하면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는 가르침이 떠오르게 합니다.

말단 직원의 경우 봉사할 줄 알아야 앞날이 열리게 마련입니다. 40~50년 전에는 호적등록을 한 번 하고자 해도 동사무소에 네다섯 번을 드나들어도 등록을 마칠 수 없었던 경험을 대다수 사람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적등록을 위해서 처음 찾아가면 업무 담당자는 “신분증을 갖고 오셨나요?”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저와 같은 민원인은 신분증을 꺼내서 건네줍니다. 담당자는 다시 “그럼 호적등록부는요?”라고 말하는데 이에 민원인이 “호적등록부도 가져와야하는지 몰랐는데요?”라고 답을 합니다. 이 말에 담당자는 “호적등록부도 없이 무슨 등록신청을 한다는 겁니까?”라고 핀잔을 하니 저는 하는 수 없이 “죄송합니다. 내일 가져올게요.”라고 말을 하고 돌아갑니다. 그 다음날 민원인인 저는 호적등록부를 갖고 다시 그 사람을 찾아가 “호적 등록하러 왔어요.”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도장은 갖고 왔죠?”라고 되묻고 저는 “아이고! 호적등록을 하는데 도장이 필요한줄 몰랐네요.”라며 탄식을 하면 업무 담당자는 “도장도 안 찍힌 서류를 믿을 수 있겠어요.”라고 말을 합니다. 다시 그 사람의 말도 일리가 있다 싶어서 저는 “죄송합니다. 도장 갖고 내일 다시 올게요.”라고 말한 뒤 다시 돌아갑니다.

셋째 날 다시 호적등록을 하려고 갔더니 “호주의 증명서는 있습니까?” “호주가 호적등록을 위탁한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라고 퉁명스럽게 질문을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 호적등록증은 바로 호주가 나한테 건네준 것이 아닙니까?”라고 말하지만 그 사람은 “안 됩니다. 호주의 위탁증명이 있어야만 합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이렇듯 호적등록 업무 담당자가 처음부터 민원인에게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으니 민원인은 호적등록 업무에 매달려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호적등록 하나를 하려면 일주일을 다니지 않고서는 수속을 마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찌해서 호적등록 업무 담당자는 업무 처리를 위해 어떠한 증명서와 자료를 갖추어서 와야 한다는 것을 민원인에게 단 한 번에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일까요? 사실 그 당시에는 일을 처리하려면 돈 봉투가 오가던 시대로, 돈 봉투가 있으면 한 번에 ‘OK’가 되었고 돈 봉투를 들이밀지 않으면 여러 번 발걸음을 해도 ‘NO’였던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괴롭히는 공무원의 이러한 태도에 행정효율에 성과가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오수제(吳修齊)’ 선생은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의 회장이고 통일공사(統一公司)의 창립자로서, 20대에 말단직원을 했습니다. 그 당시 농촌사람들이 면사무소에 신청할 것이 있거나 자료를 기입해야 할 때면 지식이 보편적이지 못했던 시기인지라 대부분의 농촌사람들은 격식에 맞게 제대로 자료를 작성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저와의 담소에서 그분은 남들이 거절하는 것을 “제가 도와드릴게요.”라고 말하면서 다가갔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당시 친절하고도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며 말을 이어 갔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도와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단지 손을 조금 움직이는 수고로 해결이 되는 간단한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나중에 사업이 순조로웠던 것이 아마도 저의 봉사하는 성격과 관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안타깝게도 과거 우리 정부의 말단 공무원들은 자신의 성격에 따른 “된다” 혹은 “안 된다”하는 것에서 자신의 앞날이 결정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만약 “된다”는 말을 자주하면 앞날이 승승장구 할 것이고 만약 곳곳에서 “안 된다”고 한다면 점차 인복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학력 때문이거나 오직 능력에 의해 일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남을 위해서 봉사하려는 마음과 주동적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반대인 경우에는 곳곳에서 벽에 부딪치니 인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빈승은 스스로를 ‘배는 낡았지만 짐을 가득 싣는 사람’이라고 비유하고 있는데 남들이 저에게 의논을 해오거나 도움을 부탁할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저는 쉽사리 거절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저에게 “요즘 고아들이 많으니 고아원을 지어야 한다”고 말해 주었는데 이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곧바로 고아원을 건립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노인들과 젊은 자녀들 간 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노인들이 요양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의견에 대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판단해 바로 노인복지관을 설립하였습니다. 누군가 요즈음 청년학생들이 학비부담이 힘들어 학업을 계속하기가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과거에 저도 이러한 고난을 겪었었고 지금 저에게 능력이 있으니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까지 건립하였던 것입니다. 학교 한군데로 부족하면 다시 한군데를 더 지었고 이 나라에 짓고 다시 저 나라에도 학교를 지었습니다. 저 자신은 비록 조건이 부족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연을 빌릴 수 있으니 안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긍정의 생각은 긍정의 결과를 이끌어 냅니다. 빈승은 수십 년 이래로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좋다”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안 된다”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예스”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노”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빈승은 제자들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특별히 다른 방법이나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이렇게 말해주곤 합니다.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첫째입니다. 일을 함에 있어서 누구든 주동적이어야 하며 먼저 입을 열어야 하고 미소가 있어야 합니다. 또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맡아 짊어지고 그 사람을 도와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없더라도 첫째로 누구를 찾으라고 하고 둘째는 어떤 부서를 찾아가서 셋째는 어떻게 하면 일이 해결된다고 일러 주면서 그 사람에게 처리하는 절차를 아주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일러줍니다. 그리하면 당신의 앞날에는 긍정의 결과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