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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위기, 종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 교계
  • 입력 2017.04.18 17:10
  • 수정 2017.04.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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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대중공사, 모둠토론서…참가자들 “중생 삶 함께하길”

 
“신도수 줄어드는 것에 연연하기보다 불교가 사람들의 고통과 사회의 아픔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 때다.(원묵 스님, 1모둠)”
“사찰의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고통 받는 생명, 고통 받는 사람들의 행복과 안락을 위해서임을 잊어선 안된다.(심원 스님, 2모둠)”
“불교는 마음을 치유하는 종교다. 현대사회 속에서 스님과 사찰이 마음치유의 역할을 잘 수행할 때 불교의 위기는 자연스레 극복될 수 있다.(하림 스님, 6모둠)”

한국불교 백년대계를 위한 제1차 사부대중공사는 불교인구 300만명 감소로 대변되는 한국불교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윤승용 한구종교문화연구소 이사, 포교부장 가섭 스님의 발제에 이어 참가자들은 ‘한국불교위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6개 모둠토론으로 분류해 심층적인 토론을 진행했다. 모둠토론 결과 모든 모둠토론에서 공통적으로 “중생구제라는 불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불교, 특히 사찰이 삶의 현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교원장 지홍 스님과 임희웅 전포교사단장 등이 참가한 1모둠에서는 “신도수 줄어드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사람들의 고통과 사회의 아픔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는 뼈아픈 성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수행과 생활불교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종교 본연의 감화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찰의 존재 이유에 대한 고찰도 이어졌다. 백년대계본부장 도법 스님과 심원 스님 등이 참가한 2모둠은 “사찰은 혼자 접근하기가 힘들고 불친절하다는 인식이 많다”며 “사찰의 존재이유는 고통받는 생명과 고통받는 사람들의 행복과 안락을 위해서인 만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교가 대중의 삶과 괴리되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계층 포교, 출가자 중심이 아닌 사부대중 중심의 불교로서 중생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각회 이사장 혜총 스님과 부산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 등이 동참한 5모둠은 “삶의 현장과 함께하는 불교가 돼야 한다”며 “절의 시설과 자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불자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불교가 되어야 하고 신도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및 전법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어 불자 노인요양보호사 배출 등 노령화 대안을 모색해야 하며 독거노인, 무의탁 노인, 무연고자에 대한 관심은 물론, 임산부 및 젊은 부모가 사찰법회에 참석할 경우 사찰 차원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단 변화를 위핸 파격적인 제도 개선안도 제시됐다. 백년대계본부장 호성 스님, 월정사 자현 스님, 천장사 전 주지 허정 스님 등이 동참한 3‧4모둠에서는 주요 소임자 스님들에 대해 재산 신고제를 도입해 매년 재산을 공개하는 방안, 경쟁률이 높은 사찰을 지정해 인사 투명화 시도, 은사제도 및 문중문화를 혁파하고 기수제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날 대중공사에서는 주제와 별개로 진행상황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우선 구체적인 토론을 진행하기에는 폭넓고 장황한 주제로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웠던 점, 모둠 토론 시간이 두 시간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동시에 참신하지 못한 주제와 토론으로 인해, 종일 진행된 대중공사에도 결론은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사무총장 일감 스님은 “모든 모둠에서 원할한 토론이 진행됐으며 진행과 기록 역시 각 모둠 토론에서 자체적으로 맡을 만큼 발전을 이뤘다”며 “1차 대중공사에서 도출된 결론을 정리해 2차 대중공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며 진행상 제기된 지적사항들도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년대계본부장 호성 스님은 “사부대중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 만으로도 큰 성과라는 생각이 든다”며 “부족함이 있더라도 이를 보완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한걸음씩 천천히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불교가 변화하려면 대중이 움직이고 대중이 참여하고 대중이 이야기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결사본부는 이를 실험하고 시도하는 과정이었지만 성과도 한계도 있었도 정치적 논란도 겪었다. 이제 정치적 논란에 휩쓸리지 않고 불교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의가 모아져 탄생한 것이 백년대계본부인 만큼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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