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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 동종 전통·현대 공존하는 새 모습으로

  • 문화
  • 입력 2017.04.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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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9일 조성불사 회향식
도학회 한서대 교수 작품
용·비천 자리에 봉황·보살
조형미 함께 소리도 최적

▲ 새로 조성된 상원사 동종(좌)과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우).

한국 종의 원형으로 일컬어지는 오대산 상원사 동종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다.

상원사(주지 인광 스님)는 4월29일 오전 11시 경내에서 ‘상원사 동종 조성불사 회향식’을 갖는다. 새롭게 조성된 동종은 도학회 조각가(한서대 교수)가 설계하고 정종사에서 주조했다. 상원사 동종은 국보 제36호로 현존하는 범종 가운데 가장 오래된 725년(성덕대왕 24)에 조성됐다. 높이 167cm·지름 91cm 크기로 비천상(飛天像)의 아름다운 문양과 맑고 깨끗한 울림으로 유명하다. 1962년 국보로 지정돼 보호를 위해 모방 종을 만들어 의식 등에 사용해 왔다. 그러나 수십년 간의 타종으로 음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해 지난해 6월 새로운 동종 조성에 착수했다.

새 종은 크기 이외에는 모든 면에서 기존의 종과는 다른 형태를 보인다. 우선 종을 종각에 거는 종두가 용에서 봉황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용의 목이나 몸통의 일부를 고리로 사용한 것에 비해 화려한 봉황의 전신이 새겨졌고, 고리는 봉황의 신체 일부가 아니고 구름으로 대신했다. 봉황을 종두로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최고 휘장에 봉황이 들어가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음통 또한 만파식적(萬波息笛)에서 생황으로 달리 표현했다. 생황은 날숨과 들숨 모두에서 소리를 낼 수 있고 태평성대를 나타내는 ‘봉황의 악기’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4쌍의 유곽(乳廓)과 9개의 유두(乳頭)로 장식했던 종의 윗부분은 불보살들의 존엄을 상징하는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목걸이)으로 장엄했다. 영락은 범종을 장식하는 효과뿐 아니라 기능적으로 소리가 나빠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옛 종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 중 하나는 공후와 생황을 연주하는 주악비천상이다. 그러나 새로운 종에는 비천을 대신해 관음보살과 지장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대세지보살을 배치해 불교적 가치관을 드러냈다. 특히 상원사가 위치한 오대산에 상주하는 문수보살을 뒤편 당좌와 합치시켜 의미를 강화했다. 이밖에 종의 하단을 12쪽으로 나눠 각각 12지를 선각해 표현했다.

도학회 작가는 “새로운 모습의 상원사 동종은 봉황이 있는 하늘의 세계와 12지가 있는 땅의 세계를 종의 위아래에 넣어 그 자체로 온전한 세상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조형적인 균형과 함께 종의 갖는 본연의 기능인 좋은 소리를 위한 황금 포인트를 찾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도 작가는 이어 “영락의 아래에 새긴 보살상들과 당좌, 하대의 문양들은 종소리에 맞춰 배치하고 조각의 두께를 조절했다”며 “상원사 동종 제작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성덕대왕신종의 전설과 같은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후세에 의미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학회 작가는 2007년 서산 부석사 범종과 2013년 팔공산 갓바위 대종 제작을 거치면서 기존의 양식이 아닌 창의적인 양식을 개발해왔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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