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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로 살기의 어려움‘붓다로 살자’ 실효성 미지수
개념의 모호성과 혼란 뒤따라
거대담론보다 실천 강령 절실
이재형 국장  |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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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4  12: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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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교계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 중의 하나가 ‘붓다로 살자’다. 2013년부터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토론이 본격화됐고, 조계종은 올해 신행혁신운동으로 ‘붓다로 살자’를 채택했다. 4월18일 열린 2017년 1차 사부대중공사에서도 ‘붓다로 살자’의 취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붓다로 살자’는 한국불교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조계종의 노력으로 읽힌다. 화쟁위원회에 따르면 붓다의 위대한 힘은 바로 평범한 일상의 삶이 곧 신비요 불가사의이자 기적임을 발견하고, 그 앎을 나누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데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붓다의 말씀을 따라 진실하고 겸허하게, 따뜻하고 정의롭게, 평화롭고 소박하게 살면 그것이 곧 지금 여기 거룩한 붓다로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조계종에서도 향후 승가대학 교육과정을 ‘붓다로 살자’고 서원하는 대승 행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조계종의 이러한 노력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 ‘붓다로 살자’라는 신행운동에는 혼란과 모호함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붓다가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이듯 경전에서는 석가모니불 외에도 연등불, 미륵불, 비로자나불, 아촉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등 수많은 붓다가 등장하는데 이 가운데 어느 붓다로 살자는 건지 선뜻 와 닿지 않는다.  처음엔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돌아서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붓다로 살자’에 적합하면서도 모든 붓다를 아우르는 개념 정의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2600여년 전 실존했던 붓다를 상정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불자라면 익히 알고 있듯 부처님은 호화로운 왕궁생활을 하다가 29살 때 처자식을 두고 출가했다. 이후 6년간 지속해온 고행을 중단하고 보리수 아래에서 위대한 깨달음을 이뤘다. 그리고는 승단을 세웠으며 열반하는 날까지 중생을 위해 법을 펼치셨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붓다로 사는 걸까. 부처님처럼 출가하고, 처절하게 정진하고, 맨발로 곳곳을 누비며 전법에 나설 수야 없지 않은가. 물론 붓다로 산다는 것이 역사적 부처님의 행적을 곧이곧대로 따르자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렇더라도 불자들이 일상에서 진실하고 겸허하게 사는 것만으로, ‘삼계도사 사생자부(三界導師 四生慈父)’라는 위대한 붓다의 삶을 사는 것임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반복 설명의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할 듯하다.

게다가 자신이 ‘붓다’라는 확신을 심어주기도 쉽지 않다. 가산불교대사림 등 불교사전에는 붓다(佛)를 무상정등각을 성취한 위대한 성자로 범부·이승(성문·연각)·보살과 명확히 다르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정각을 이루지 못한 채 아무리 붓다로 살려 해도 번뇌에 물들지 않을 수 있겠으며, 부처님과 같은 지혜와 자비가 나올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불법을 깨닫기 위해 노력하는 수행자이자 세상의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활동하는 수많은 보살님들이 배제되고, 간화선·염불·위빠사나 등 수행전통이 희석되는 것도 크게 아쉬운 일이다.

   
▲ 이재형 국장
오늘날 불교계가 직면한 문제들은 새로운 불교사상의 부재에 있지 않다. 오히려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신심을 찾아보기 어렵고, ‘상구보리하화중생’이라는 보살의 길을 회피하고, 기본적인 실천윤리조차 가볍게 여기는 희박한 지계의식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거대 담론이나 막연한 구호보다는 경전과 율장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실천 강령이 절실하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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