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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화로 그려낸 무아의 아름다움을 보다

  • 불서
  • 입력 2017.04.24 15:35
  • 수정 2017.04.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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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 / 김영택 지음 / 책만드는집

▲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
“우리 건물의 특성 중 하나가 보는 사람 위주로 지어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건물 높이의 두 배쯤 떨어진 곳에서 보면 가장 아름답다. 무량수전은 정면 다섯 칸, 측면 세 칸의 큰 법당으로 우리 건축의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붕 용마루의 가운데가 낮고 좌우로 가면서 높아진다. 배흘림기둥이 유명한 이유는 선이 가장 곱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둥이 모두 수직이 아니라 건물 안쪽으로 기울게 세워진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기록 펜화’의 거장 김영택 화백이 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이다. 그리고 그의 눈에 비친 무량수전은 0.05㎜의 가는 펜을 통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김영택은 50만 번에서 70만 번의 손길을 더해 작품 하나를 완성한다. 그리고 그런 정밀성과 그림이 지니는 깊이는 작품의 품격을 빚어내고 있다.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은 지금까지 그려온 김영택의 펜화를 모았다. 유명 사찰과 불교 문화재를 비롯해 고택과 서원 등 96점이 저자의 설명과 함께 실렸다. 저자는 대학졸업 후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 종합 디자인 회사를 설립했고, 1993년 당시 국제상표센터로부터 전 세계에 54명뿐이던 ‘디자인 앰배서더’ 칭호를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1995년 ‘제1회 세계 로고 디자인 비엔날레’에 초대돼 파리를 방문했을 때 펜화를 만난 것이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 김영택 作,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나이 50에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문화재를 펜화에 담아 국내와 해외에 엽서, 달력, 복사 그림으로 널리 보급하겠다는 새로운 원을 세웠다. 펜화에 빠지면서 회사가 부도나고 집안 경제도 어려워졌으나, 그에겐 펜화에만 몰두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때부터 많은 사찰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어 2003년 펜화로 완성된 통도사 달력은 불교계에 펜화의 존재를 알린 사건이 됐다. 책에 실린 96점의 작품 중 50점이 불교문화재인 것도 그 때문이다.

책을 통해 세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 건축물에 담긴 ‘무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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