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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으로 본 선과 미술의 만남

  • 불서
  • 입력 2017.04.24 15:40
  • 수정 2017.04.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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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 AND MONOCHROME’ / 윤양호 지음 / 운주사

▲ ‘ZEN AND MONOCHROME’
선과 현대미술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지향하고 있는 윤양호는 작품과 학문을 병행하는 작가다. 선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학문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ZEN AND MONOCHROME’은 그 결과물이다.

여기서 ‘MONOCHROME’은 흑색, 또는 그 밖의 한 가지 색만으로 된 그림을 뜻한다. 책은 ‘현대미술에 끼친 선사상의 영향-선과 단색화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논문과 그림을 함께 실었다. 저자는 논문에서 먼저 ‘선의 마음과 대상에 대한 관점’을 선의 역사, 선사상에서의 마음, 현대미술에서의 마음과 대상으로 나눠 살폈다. 그리고 ‘예술작품에 나타나는 선사상의 미학적 특성’에서 현대미술에서 선사상의 경향, 이브 클레인의 작품에 나타나는 선사상의 미학적 특성, 볼프강 라이프의 작품에 나타나는 선사상의 미학적 특성, 선과 단색화의 미학적 개념 등 4개의 주제를 통해 현대미술과 선사상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공황상태에 빠진 서양의 사상, 문학, 예술계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음을 밝힌다. 기존의 이분법적이고 대립적, 외면적, 감각적, 개념적 사고에 기초한 예술작품은 더 이상 감동을 주지 못했고 시대 및 대중과 소통할 수 없었던 것을 이유로 꼽았다. 따라서 이후에는 모든 존재의 본질, 존재성, 정신성 등에 대한 성찰과 그것의 표현이 예술의 핵심 가치가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적 요청에 가장 부합하는 사상이 바로 불교였고, 그 중에서도 선의 정신이었다는 것이다. 선과 현대미술의 만남은 이렇듯 필연적이었고, 선사상은 그동안 이어온 ‘예술을 위한 예술’을 ‘인간을 위한 예술’로 대전환시켰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윤양호의 ‘아는 것을 버리다’.

이처럼 선과 현대미술의 만남을 연구한 결과물을 논문으로 제시한 저자는 그 스스로도 연구에 맞춘 예술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가 선보이는 것이 바로 절대형태로서의 원에 대한 모색이다. 사유와 명상의 대상이 되어 왔던 원을 시각적 언어의 기본 형태로서 극대화시킨 작품들이 다수다. 압도적인 크기의 원, 적색 혹은 청색 일변도의 강렬한 단일색채감을 각인시키는 그의 일련의 작품들은 정신적으로나 시각, 지각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그래서 독일 미술평론가 Ralf Gablik도 “마치 수행자의 모습처럼, 작품 속의 도형과 색채를 통해 최고의 정신성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그의 작품세계를 평한다.

선불교에서 깊은 깨달음의 원리가 담겨 있는 원의 의미를 나름대로 심화시킨 작품 속에 종교적·철학적인 원의 의미가 정신과 육체에 체화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5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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