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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지역단 사찰문화2팀 김나현-상

기자명 김나현

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맑은 향기가 바로 불연

▲ 58, 명순행
유년시절이 아련하다.

1996년 초파일에 불교 인연
포교사 의무 되새기며 기도
천년고찰 전등사 해설 매진

할아버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이른 새벽에 길은 정화수 떠놓고 매일 기도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초등학교 때 처음 부처님을 모신 작은 암자를 가본 것 같다. 불연을 더듬어 올라가다보니 날짜까지 생생하게 기억난다.

곧 부처님오신날의 환희가 전국 각지 도량을 물들일 텐데, 운명처럼 내 불연의 싹이 튼 시점도 1996년 4월8일 부처님오신날이었다. 친구 따라 절에 갔던 게 인연이 됐다. 서울 조계사 불교대학을 졸업한 지인이 삼보에 귀의해서 경전공부하며 신행을 이어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그 뒤로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불연이 이어졌다. 차근차근 공부했다. 기본교리, ‘천수경’, 의식집전, 경전반을 모두 마친 뒤 2001년 조계사 불교대학에 입학했다. 점점 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맑은 향기가 불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좋은 가르침을 혼자만 알고 싶지 않았다. 일반포교사고시에 응시해 2003년 포교사가 됐다. 그때부터 날마다 해온 아침기도의 간절함이 깊어졌다.

사실 기본교리를 배울 때부터 아침기도를 했다. ‘천수경’이나 관세음보문품, ‘금강경’ 등을 읽고 사유한다. 언제나 간절하다. 살아 있어서 감사하고, 누군가에겐 필요한 사람으로서 오늘 하루도 포교사로 보람된 하루가 되길 발원한다.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포교사로서 그 역할에 성실히 임해 전법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노라 다짐한다. 그렇게 나 자신부터 신행을 점검하고 세상을 향해 매일 포교의 서원 을 세운다.

서원의 중심에 서서 늘 깨어있는 삶의 길이 바로 불제자이자 포교사의 길이 되도록 노력했다.  조계사 새신도 신행안내팀에서 봉사하다 지역법회 법등장 소임을 맡기도 했다. 조계사에서 5년 동안 매일 같이 공부하고 봉사했다. 만발공양봉사, 부처님오신날 연등행사, 서울노인복지센터 동지팥죽나눔 등 나눔의 기쁨과 보시바라밀로 참다운 나에게 다가가려고 애썼다. 그 믿음과 굳건한 의지로 5년을 하루처럼 열심히 정진했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종종 찾아오기도 했다. 몸에 객처럼 병마가 찾아올 때, 가족들 우환이 생길 때, 생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갈등을 하곤 한다. 5년간 조계사에서 봉사하다 잠시 임원활동을 멈췄다. 하고 싶었던 학업을 지속했고, 생업에 열중한다고 자영업을 했다. 결국 부처님과 가르침, 승가에 귀의하고 모든 것을 극복하는 일은 오직 스스로의 몫이었다. 내가 선택한 포교사의 길이 최선의 길이라 믿는다.

2016년 12기 전문포교사 품수를 받았다. 고향인 조계사에서는 전법팀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인천경기지역단 사찰문화2팀 팀장 소임을 수행 중이다. 주요 활동 도량은 강화 전등사다. 2015년까지 매월 2번씩 사찰문화해설을 했고, 내가 팀장을 맡게 된 이후부터 월 3회로 늘었다. 5~7명씩 구성된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사찰과 불교문화를 알리고 있다.

전등사에 갈 때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 맑은 공기로 심호흡하며 마음을 비운다. 종회루에 올라서면 왼편 부도전에 합장 반배하고, 대조루 거쳐 들어서면 눈앞에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약사전, 명부전, 삼성각 등 각 전각에 들러 삼배 올린다. 아름드리 느티나무 옆 범종각에 ‘전등사불교문화해설, 차 한 잔의 여유’ 표지판을 세워놓고 문화해설을 준비한다.

고려 381년 소수림왕 11년에 창건된 고찰 전등사와 인연 닿은 것에 감사하다. 천년고찰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할 수 있는 복이며, 그 도량이 바로 복전이기 때문이다.

항상 강화대교 지나면서 전등사를 찾는 이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조금이라도 느끼시길 기원한다. 자연을 벗 삼아 사유하면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유서 깊은 사찰에서 맺은 불연이 언젠가 싹 트길 바란다.

인천경기지역단 사찰문화2팀 김나현 nahyun2357@daum.net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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