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 긍정으로 받아들이기

기자명 재마 스님

받아들임은 어떤 상황서도 기쁨 발견케 해

지난 한 주 자신의 긍정적인 성품을 기르고 무의식을 선행으로 가꾸시면서 행복하게 보내셨는지요? 심리학자 소냐 류보미르스키가 진행한 연구에서 행복의 50% 정도는 유전자나 기질 같은 불변의 요소가 작용하지만 나머지 50%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규정하려는 노력과 감사를 느끼는 능력, 인정과 자선을 선택하는 능력을 통해 행복을 가꿀 수 있다고 전합니다. 신경과학자 리처드 데이비슨의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과 부정적인 상태에서 회복하는 능력과 집중하는 능력, 베풀 수 있는 능력을 지속적인 행복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꼽았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
감정을 창조하는 존재가 인간
나·내 것 본래 없음 자각하면
죽음 전에 일체의 행복 기원

인간은 만물 중에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유일한 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생각에 이어 행위를 만들어 냄으로써 감정도 창조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만약 자신의 좋은 점을 별로 발견할 수 없어 그로 인해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많았다면 자신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다른 이와의 관계도 불편하고 존재여행이 기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약, 단점이 먼저 발견되었다면 그것을 자세히 관찰해보기를 권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싫어하는 점이 게으름이라면 게으름이 갖고 있는 유익한 것은 없는지, 그것이 정말 자신을 해롭게만 하는지 말입니다. 게으름은 여유와 공간을 가져 세상을 느긋하게 바라보게 할 수도 있고, 천천히 감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규정하려는 노력’을 통해 단점도, 불행도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점과 탁월성, 그리고 단점이라고 규정되어 있는 것들을 깊이 들여다보면, 강점과 탁월성이 좋은 것이고 단점은 나쁜 것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점이나 탁월성을 발견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인식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긍정적인 인식능력과 받아들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쁨을 발견하게 합니다.

지난주에 폐암이 뇌와 척수에 전이 되어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하신 환자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얼굴이 맑고 건강하게 보였지만, 다리에 힘을 줄 수 없어 네 발 지팡이를 의지해 겨우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말을 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거나, 팔을 못 쓰게 되는 등 어떤 일이 불쑥 일어날지 모르는 불행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분은 그런 자신을 평온하게 받아들이고 싶지만 마음속에는 분노와 왜라는 질문이 자주 일어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아직 상황을 명료하게 자각하고 판단하는 인식능력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이 허물어져가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그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어 하셨습니다. 저는 제가 배워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죽음의 과정을 준비하도록 도와드렸습니다. 그분은 매순간 허물어져가는 자신의 몸을 주제로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고마워했습니다.

죽음이 가까운 순간에도 긍정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이는 고통이 불행임을 믿지 않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슴을 열고 삶을 더 깊이 있고 값지게 마무리합니다. 또한 삶은 기쁘고 좋은 행운이며 죽음은 불행과 슬픔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내면의 지혜를 깨워 애착과 혐오를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긍정적인 성품을 가진 이는 우리의 존재여행에서 ‘나와 내 것은 본래 없다’는 진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죽음을 향하는 침상에서 일체존재들의 행복을 바라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이번 한 주 동안 주어지는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쁜 존재여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