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사투리·남다른 신심으로 웃음 전하는 행복 포교사
친근한 사투리·남다른 신심으로 웃음 전하는 행복 포교사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7.05.02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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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양상국

▲ 양상국씨는 “불교의 미래를 위해 어린이법회와 청소년법회가 다시 일어서야 한다”며 연예인 불자들이 포교에 동참할 수 있도록 불교계가 먼저 안아주고 응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2600여년 전 이 땅에 오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의 피안에 이르기 위한 실천덕목으로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설했다. 그 첫 번째 덕목이 바로 보시, 자비의 마음으로 다른 이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행위다. 보시라고 하면 흔히들 재물을 나누는 재시(財施),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법시(法施)를 떠올리지만, 부처님은 “온화한 얼굴과 따뜻한 마음으로 평화와 안락을 주는 것도 큰 보시”라고 했다.

스스로 사찰 찾아가 불교 인연
월요일 울림 통해 불자들 만나
어린이청소년법회 침체 아쉬워
불자연예인 포교에 활용했으면


그렇다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웃음으로 행복을 선사한다면 어떨까? 특히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뭇 대중에게 즐거움을 전한다면, 그야말로 매순간 적극적으로 보시를 실천하는 삶이라고 감히 칭할 수 있지 않을까? 개그맨 양상국씨가 ‘연예계 대표 불자’이자 ‘웃음 보시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그는 개구지면서도 친근한 사투리에 남다른 신심으로 성큼 다가와 불자들의 마음을 활짝 열었다. 특히 BTN 라디오 울림 ‘김효선의 향기로운 만남’에 매주 월요일 고정출연해 불자들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행복 포교사’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007년 KBS 공채 개그맨 22기로 데뷔한 양씨는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프로인 개그콘서트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최근 지상파 채널에서의 활동은 뜸하지만, 종합편성 채널과 케이블 채널을 넘나들며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BTN 라디오 울림에 고정출연을 결심한 것은 불자로서 대중포교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짓궂은 표정에 유쾌하기만 한 그도 불교를 이야기할 때면 자못 ‘진지’ 모드로 돌변한다.

“사실 데뷔 초에는 종교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비로소 예능프로그램과 매체 인터뷰를 통해 불자임을 당당히 밝혔죠. 몇 년 전에는 개그맨 불자들을 모아 법회를 열기도 했는데 서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오래가지는 못했어요. 이래봬도 항상 관세음보살님을 부르고 촬영지에 사찰이 있으면 꼭 참배하는 진짜 불잡니다.”

▲ 매주 월요일 BTN 라디오 울림을 통해 불자들과 만나고 있다.

결코 평범하지 않다. 불교와의 인연부터 그랬다. 경남 진영이 고향인 그는 대부분이 그렇듯 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했다. 평범함은 딱 여기까지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어린이법회가 열리는 사찰을 혼자서 찾아갔다. 물론 어머니가 다니던 절이 아니었다. 그렇게 어린이법회를 졸업하고 학생법회를 거쳐 청년회까지 다녔다. 학생법회 때는 2년간 회장을 맡았고, 청년회 때는 학생법회 지도교사도 했다. 대학도 진각종립 위덕대를 선택했으니, 불자로서는 정규코스를 밟은 셈이다.

“그냥 절에 가는 게 좋았어요. 매주 법회에 참석했고, 초파일 즈음엔 거의 절에서 살다시피 했었죠. 등 만들고 배선작업도 해야 하고, 다니던 절이 천태종 봉금사다 보니 큰 용이 두 마리나 있었습니다. 장엄등까지 손봐야 해서 집에 갈 시간이 없었죠. 학생법회 회장 때는 우리가 삼광사보다 잘나갔어요. 읍 단위 사찰 학생법회에 참석 인원만 50명이 넘었다니까요. 잘 생기고 잘 나가는 친구들 꼬드겨 법회로 불러들이니 동네 여학생들이 죄다 학생법회로 몰려들었어요. 당시 진영에서는 ‘교회 오빠’ 보다 ‘절 오빠’가 훨씬 많았습니다.”

의리 하나는 확실하다. 교회에 가면 경제적인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부가적 혜택이 상당수 존재한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면 교회에 간증만 다녀도 생활에는 지장이 없을 만큼 수익을 보장받는다. 때문에 종교가 없다던 많은 연예인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기독교를 바라보게 된다. 그 역시 러브콜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돈 때문에 신념을 저버릴 순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많은 불자 연예인들은 쉽게 종교를 드러내지 못한다. 시간과 재능이 곧 경제력인 그들에게 보시를 강요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불교계 행사라고 특별히 불자를 대우하거나 찾지도 않는다.

▲ 4월29일 열린 불기 2561년 연등회 어울림마당에서 사회자로 무대에 섰다.

“디딤돌이 됐으면 합니다. 전국의 사찰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만 한해 수백 건입니다. 그곳에서 연예인 불자들을 찾아주고 동등하게 대우한다면 당당히 불자임을 드러내는 후배들이 더 많아질 거로 생각합니다. 연예인은 수많은 직업 중 하나일 뿐이지만 대중포교를 생각하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러한 마음으로 불교를 위해 선약마저 취소하고 이번 연등회 무대에 섰습니다. 더 많은 곳에서 연예인 불자들이 드러내고 활동할 수 있도록 불교계에서 먼저 안아주고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바람마저 불자스럽다. 전 세계 불교유적지를 모두 방문하는 게 그의 꿈이다. 시간이 나면 여행으로 채우는 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로 주저 없이 미얀마를 꼽았다. 지난해 방문한 쉐다곤 파고다의 웅장한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신심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올해는 가족들과 함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다녀올 계획이다.

 
“모두가 행복한 부처님오신날이 됐으면 합니다. 우리 불자들이 조금 더 이해하고 양보하면 분명 부처님 세상은 이뤄질 것입니다. 덧붙여 불교의 미래를 위해 어린이법회와 청소년법회가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 불교를 만나지 못했다면 분명 양아치가 됐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 길에 도움이 된다면 불자로서 더없이 좋은 일일 것입니다.”

봉축 인사를 부탁한다는 말에 아직 그릇이 안 된다며 멋쩍은 듯 웃어넘긴다. 유쾌함 웃음을 전하는 개그맨 양상국씨를 포교현장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90호 / 2017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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